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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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우리생물] 기생충

영화에서도 종종 이용되는 기생충의 세계, 아마도 기생충은 긍정적인 뜻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생물종을 먹고살거나 번식하는 생태적 관련성을 분석하였다. 분석에 이용한 생물종은 식물과 곤충 391종이다. 그 결과 식물을 먹고사는 목화진딧물이 47종의 식물을 먹이로 살아가고 있었고, 두 번째로 조팝나무진딧물이 43종의 식물을, 아카시아진딧물이 35종의 식물을 먹이로 활용하였다. 이 식물을 먹고사는 곤충들의 기생충인 천적 Lysiphlebus orientalis(국명 미정)과 세마디진디금좀벌이 5종의 식물해충인 진딧물에 기생하는 천적으로 확인되었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생물종은 현재 5만6248종이 확인되었다. 이 생물종들은 누군가에게는 유용한 천적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기생충이다. 국내 자생생물의 특성을 연구한 자료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나마 축적된 자료들의 데이터베이스 자료마저 적절한 도구가 개발되지 않아 많은 정보를 동시에 분석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천적, 곤충, 천적의 복잡한 상호관계들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줄 수 있는 도구 개발이 필요하다.

식물들을 먹고사는 곤충(누군가에게는 해충) 가운데 기주 특이성(좋아하는 식물만 먹는)을 나타내는 진딧물들은 대부분 집단 간 교차 먹이활동을 하지 않는 반면, 기생을 하는 천적 Lysiphlebus orientalis(국명 미정), 세마디진디금좀벌은 교차로 번식 활동을 하였다. 다양한 진딧물에 기생하는 기생벌은 특정 생물종의 잠재적인 관리 종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서 생물다양성 보전에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두 종의 특정식물에 의존적인 생물종은 꼭 그 식물이 있어야 생존할 수 있으므로 그 특정 생물종은 물리적 혹은 자연적인 환경변화에 취약할 때 동반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생물 종의 먹이식물이 감소하거나 절멸의 위험에 노출될 경우 관련된 전체 생물 종 다양성의 감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국립생물자원관 김기경 환경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