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규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은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달 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합당 제의를 했다고 밝혔다. 합당 조건은 안 후보의 ‘사퇴’였다고도 덧붙였다.
이 선대본부장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밝히며 “(안 후보가) 빨리 사퇴하고 대선 후 국민의당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특례조항을 만들어 최고위원회 공천심사에 참여를 보장하겠다는 제안이었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그는 “(이 대표가) 2월10일 열정열차 출발일에 도착역인 여수역에서 안 후보와 윤 후보가 함께 내려서 단일화를 선언하는 ‘빅이벤트’를 준비했다고 하더라”고도 폭로했다.
이 본부장은 “추가적으로 종로보궐 선거에 (안 후보가) 나간다면 공천할 수 있고 그게 아니라도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 지역에서 이길 수 있는 지역에 하는 게 안 후보의 정치를 위해서 도움이 되지 않겠냐는 것(제안)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윤 후보 측근을 조심해야 한다는 개인적 조언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대표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우리 후보(윤 후보)는 통 큰 사람”이라며 “반대로 대상(안 후보)이 통 큰 사람이냐 했을 때 저는 아닌 것 같다”라며 또다시 안 후보를 ‘저격’했다.
그는 ‘실제 단일화 협상을 했냐’는 진행자 질문에 “책임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이 양쪽에서 협상한 건 아니”라면서 “사실상 의견교환 정도가 물밑에서 있었던 걸로 보인다”고 답했다.
이어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안 후보 의사와 관계없이 우리 측 관계자에게 ‘안 후보를 접게 만들겠다’라는 등의 제안을 해온 것도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안 후보와 단일화해야 한다고 거론한 사람들의 주장은 ‘안 하면 질지도 모른다’ 이런 것”이라며 “이 불안감에 휩싸여 있는 사람들이 안 대표 측 협박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짧은 선거운동기간 동안 입장이 서너 번씩 바뀐 건 안 후보”라고 거듭 안 후보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