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7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과거 경남도지사 시절 정책으로 같은 시기에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상승했다며 ‘감사 아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남 창원 성산구 상남분수광장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성남시의료원 건립을 언급한 후 “성남시 기초단체장이 경남도지사와 비교되니까 저렇게 (정치적 입지가) 올라가더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이 성남시장 시절부터 건립을 추진한 성남시의료원이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에서 맹활약 중이라며, 2013년 당시 경남도지사이던 홍 의원의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을 대조해 꼬집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제가 시립의료원 만들려다가 공무집행방해죄로 수배가 되어서 교회 지하에 숨어 있었다”며 “시장이 되어서 제가 한다면 하니 2019년에 (성남시의료원을) 완공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정치 인생이 공공병원인 성남시의료원 건립에서 시작했다는 점을 내세워오고 있다. 아울러 “성남시에서 3대 무상복지 하겠다고 하니까 정부에서 막았는데, 그때 경남에서 무상급식을 중단했다”며 “이게 비교가 되면서 제가 (또) 정치적 비중이 확 올라갔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이러한 이유에서 홍 의원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타산지석 한다고 해서 타산의 돌멩이까지 좋아할 필요는 없다”는 말로 자신의 감사 표명은 입지 상승의 이익을 누리게 해준 데까지 만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해 9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홍 의원의 ‘수술실 폐쇄회로(CC)TV 설치법 통과 비판’을 놓고 “진주의료원 폐쇄하고 무상급식 방해한 홍준표 후보님의 사고 수준이 드러난다”고도 지적했었다.
그러자 홍 의원은 SNS에서 “수술실 CCTV 설치 반대를 기득권 옹호라고 운운하는 것을 보니 증오심에 가득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 앞선다”며 “인성이 비뚤어지면 세상 모든 게 비뚤어지게 보이는 법”이라고 받아쳤다.
더불어 “진주의료원을 폐쇄한 것은 강성노조의 패악 때문이고, 무상급식은 (제가) 반대한 게 아니라 경남 교육청이 무상급식 예산을 수백억씩 받고도 감사를 거부해 지원을 중단했다가 재개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나아가 “내용도 모르고 우기는 게 꼭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 같다”며 “대통령을 하고 싶거든 인성부터 고치라”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