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 본투표일인 9일 전국 1만4464개 투표소에서 투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곳곳에서 투표용지나 사퇴한 후보 관련 혼선이 빚어졌다.
앞서 지난 4∼5일 진행된 사전투표 부실 관리 사태 여파로 선관위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진 일부 유권자들 사이에서 항의 소동이 잇따랐다.
이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일부 투표 현장에서는 이미 사퇴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의 이름이 투표용지에 그대로 남아있어 혼란스럽다며 항의하는 시민들이 목격됐다.
현장에서 바로 인쇄되는 사전투표 용지와 달리 본투표 용지는 두 후보의 사퇴 시점 전 인쇄를 마쳐 별도의 ‘사퇴’ 표기가 없다. 선관위는 대신 투표소마다 ‘사퇴 알림 공고문’을 부착해 놓은 상태다.
서울 종로1·2·3·4가동 투표소를 찾은 30대 윤모씨는 “안철수·김동연 후보가 사퇴했다고 적혀 있지 않아서 약간 헷갈렸다”고 토로했다.
이날 오전 8시20분쯤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투표소에서도 한 유권자가 “안철수 후보는 사퇴했는데 투표용지에 왜 그대로 있냐”라며 선거사무원에게 항의했다.
서울 강남구 선관위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30분쯤 강남구의 한 투표소에서 한 중년 남성 유권자가 “투표지에 기표 도장이 절반밖에 안 찍힌다”라며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는 소동도 있었다.
이에 강남구 선관위는 “사람마다 기표 용구를 찍는 힘이 다르고 온전히 찍히지 않아도 유효표이기 때문에 문제없다”면서도 “항의 한 사람에게는 기표 용구를 다른 것으로 교체해드렸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온라인 공간에선 ‘특정 후보의 기표란에 코팅이 돼 있어 도장이 찍히지 않는다’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 글이 급속도로 퍼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배포한 알림자료에서 “지난 3월4∼5일 사전투표와 현재 진행 중인 선거일 투표의 투표지에서 특정 후보자의 기표란이 코팅돼 기표 도장이 절반밖에 찍히지 않는다는 소문은 전혀 근거 없는 가짜뉴스”라고 했다.
선관위는 “투표지에 절반만 기표가 되더라도 정규 기표 용구임이 명확하면 유효로 처리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 오산에선 한 유권자가 자신의 투표용지가 이미 배부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투표를 못 하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다. 선거인명부에 그가 이미 투표한 것으로 기재돼 있었기 때문이다.
난감한 상황 속 선거사무원 질의를 받은 선관위는 “한 명에게 2장의 투표용지가 배부돼선 안 된다”라며 투표하지 못하게 하라고 안내했다가, 약 23분 뒤 “일단 투표용지를 내주고 투표하게 하라”고 번복했다. 하지만 A씨는 투표소를 떠난 뒤였다.
이에 경기도선관위 관계자는 “누군가 A씨의 신분증으로 부정행위를 했을 경우 등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놓고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강원일보에 따르면 사전투표를 마친 한 유권자가 이날 오전 아내와 함께 강원도 춘천 중앙초교 투표소를 찾았다가 본인 신분증을 제출하고 투표용지를 또 받게 되는 사례도 나왔다.
이 유권자는 “본투표 관리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투표를 시도했다”면서 “사전투표한 유권자에게 투표용지를 또 주는 게 말이 되느냐”고 선거사무원들에게 항의했다.
한편, 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까지는 일반 유권자들의 투표가 진행되고 오후 6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는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가 방역 당국의 외출 허가를 받아 투표할 수 있다.
확진자 투표 시간 조정에 따라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는 오후 7시30분 이후 공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