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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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메타버스 산불 피해 복원 행사 ‘대박’

강원·경북 지역 산불 피해 뉴스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던 A씨. 그는 피해지역을 방문해 장갑을 끼고 삽을 들었다. 그리고 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가상의 세계 메타버스에서였다.

 

22일 현재까지 2000명이 산불피해지 가상의 숲에 입장해 2000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가상의 숲에 나무 한 그루를 심으면 실제 산불 피해지역에 나무 두 그루가 심어진다. 참여자는 산림조합 나무 시장에서 묘목을 교환할 수 있는 쿠폰 1매를 받을 수 있다. 간접적으로 산불 피해 복원에 참여하고 자신의 나무를 갖게되는 것이다.

 

산림청은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한국산림복지진흥원과 함께 진행 중인 메타버스(확장 가상세계) 플랫폼을 이용한 나무심기 행사가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이 행사는 21일부터 시작해 25일까지 진행된다. 행사 누리집에서 매일 1000명씩 선착순으로 참여할 수 있다. 참여자에게는 산림조합 나무 시장에서 묘목을 교환할 수 있는 그루콘 1매가 배부된다.

 

이번 행사를 위해 두나무는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에 산불 피해지역 가상의 숲을 구현했다. 참여자들은 입장한 뒤 안내에 따라 삽과, 장갑 등 나무심기에 필요한 아이템을 수집하고 가상의 나무를 심는다.

 

행사 이틀째인 22일 오전 10시 가상의 숲이 열리기 전부터 수많은 참여자들이 줄을 서 대기했다. 시작 40여분 만에 나무심기가 마감되면서 나무를 심지 못한 많은 이들이 아쉬움을 표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이날 접속자는 8100명에 달했다. 참여자들은 ‘가상세계에서도 줄을 서는 질서의 민족이다’, ‘거리두기 2m 지켜주세요’, ‘이렇게라도 나무를 심으니 재미있다’ 등의 재치 있는 댓글을 올렸다.

 

최근 강원 강릉·동해, 경북 울진·삼척 등지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많은 국민들을 안타깝게 했다. 산림청은 산불 피해 복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음에 따라 메타버스를 통한 방식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전덕하 산림청 산림자원과장은 “이번 메타버스를 이용한 내 나무 갖기 행사가 처음 임에도 불구하고 반응이 폭발적이다. 특히 MZ 세대가 나무심기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내년에는 참여 규모를 늘려 보다 많은 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