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심상치 않다. 방역 전문가들은 중국 유행이 커지면 새로운 변이가 발생하고, 결국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수도 베이징 코로나19 확진자용 화장장에는 시신이 몰려들어 하루 24시간 가동되고 있다. 이곳에서만 하루 200명의 사망자가 화장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평소 하루 30∼40명에서 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방역이 완화되면서 면역력이 낮은 중국 내 확진자가 급증하고, 이로 인해 인명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는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은 엄격한 방역 대응 수준을 유지해오다 최근 방역을 해제하고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다. 그동안의 엄격한 통제로 코로나19 누적 감염자수는 적고, 대부분 효과가 떨어지는 중국산 백신을 접종해 국민이 보유한 면역력 수준이 낮다고 분석된다. 우리나라는 3년에 걸쳐 전체 인구의 50% 이상이 감염력을 가지고 있고, 2차 기본접종률은 80%에 이르는 것과 차이를 보인다.
중국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중국의 감염병 전문가 우쭌여우는 최근 중국의 감염 확산세를 분석한 글에서 중국이 3단계 감염 확산기를 거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1단계는 도시에서 감염이 만연하기 시작한 12월 현시점이고, 2단계는 춘제(1월22일) 이후 2∼6주간 농촌에서 감염자가 늘어나는 시기, 그로부터 1∼2개월 후로, 농촌을 찾았던 노동자들이 일터가 있는 도시로 돌아온 이후 3단계가 확산이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가브리엘 렁 전 의대학장이 이끄는 홍콩대 연구진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이 백신 부스터샷 접종 등 조치 없이 위드 코로나를 전면 시행할 경우 중국 본토에서 100만명 가까운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지도 투자회사인 위그람 캐피털은 겨울에 100만명, 데이터회사인 에어피니티는 130만∼210만명이 중국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할 것으로 추정했다고 전했다.
중국 코로나19 확산은 비단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 확진자 발생 규모가 커지면 그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델타는 인도에서, BA.4·5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생한 것이 같은 이유다. 이는 중국과 교류가 많은 국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이제 코로나19 상황에 남아있는 가장 큰 위협은 중국에서의 새로운 변이 등장과 그 유입에 있다”며 “중국에서 새로운 변이가 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유입되는 변이는 아마 가장 먼저 우리나라와 주변 국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며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