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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갈비뼈 사자’ 논란 부경동물원… 12일부터 운영 중단

부경동물원 대표 “경영난과 여론 나빠져 어려운 상황”
김해시 관계자 “무작정 비난해서 해결될 문제 아냐”

‘갈비뼈 사자’로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인 김해시 부경동물원이 내일(12일)부터 운영을 중단한다.

 

부경동물원 대표 김모씨는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고, 동물원에 대한 인식도 좋지 않아 운영을 중단하게 됐다”고 11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밝혔다. 부경동물원은 지난 6월 ‘갈비뼈 사자’ 사진이 보도되면서 동물학대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7월 5일 철제 케이지에 넣어져 청주동물원 옮겨지는 부경동물원 늙은 사자 ‘바람이’. 연합뉴스

 

 

이와 관련, 경남 김해시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지난 6월부터 지금까지 부경동물원 폐쇄 민원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시민들은 마른 사자와 털 관리가 되지 않은 양 등의 동물 사진을 함께 게시하며 부경동물원 폐쇄를 요구했다. 결국 지난달 5일 갈비뼈 사자는 청주시 청주동물원으로 옮겨졌고, ‘바람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하지만 지난 9일 바람이 4세 딸 사자가 바람이가 머물던 실내 사육장으로 옮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또 한 번 논란이 됐다.

 

이렇게 동물학대 논란이 커지자 관람객 발길이 끊기고 동물원에 대한 여론은 더 악화했다. 동물원을 당장 폐쇄하라는 여론이 힘을 얻었다. 논란에 대해 김대표는 “코로나19 때 동물원 운영을 중단하거나 관람객이 줄면서 경영난을 겪기 시작했다”며 “직원 월급과 동물 먹이값, 냉난방비 등 매달 2000만여원이 필요했는데 동물원을 운영하지 못해 감당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자영업자가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었고, 민간 동물원도 예외는 아니었다”며 “경영난을 겪게 되자 동물을 돌봐줄 직원은 동물원을 떠났고, 동물에게 먹이를 공급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김대표는 밝혔다. 김대표는 “각종 벌금과 빚이 많아져 동물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먹이를 주는 것뿐이다”며 “현재 하루 일해 번 돈으로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9일 ‘바람이’가 살던 부경동물원 실내사육장에 4살 된 딸이 생활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김해시청 게시판 갈무리

논란 후 동물원 폐쇄 민원을 받아온 김해시는 안전하게 동물들을 이동시키고 단계적으로 폐쇄하는 방법을 논의 중이다. 김해시 관계자는 “오는 12월 14일에 동물원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부경동물원은 더 이상 운영될 수 없으며, 운영하기 위해선 동물원법에 맞는 시설을 확장하고 개정된 법 내에서 운영해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표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며, 동물을 하루아침에 분양 보낼 수 없으므로 차근차근 분양 보내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동물원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난은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막연히 ‘동물원 폐쇄하라’, ‘대표를 잡아내라’고 하시면 해결되는 것이 없다”며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 해결해야지 무차별적으로 비난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시는 동물도 사람도 안전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호 인턴기자 kimja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