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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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 “강간 피해 여성에 ‘낙태 불가·출산 강요’한 적 없다… 가짜뉴스”

“‘여성이 설사 강간을 당해 임신했더라도 낙태는 불가하며 무조건 출산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단 1초도 가져본 적이 없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전북 부안군에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야영장을 둘러보며 대회 관계자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가짜뉴스가 도를 넘어 살인병기가 됐다”면서 지난 2012년 인터넷 방송에서 자신이 한 ‘낙태 관련 발언’ 취지가 잘못 보도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21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여성이 설사 강간을 당해 임신했더라도 낙태는 불가하며 무조건 출산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단 1초도 가져본 적이 없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발언 전문을 반드시 봐달라며 “핵심은 ‘여자가 아이를 낳았을 적에’이고, 이들 위기 임산부와 위기 출생아는 여가부의 정책 서비스 대상”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들을) 당연히 여가부와 국가가 보호해야 한다”면서 “그 전에 우리가 이들에 대한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는 말씀”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2년 9월 김 후보자는 위키트리 유튜브 방송에서 필리핀의 사례를 언급하며 “임신을 원치 않지만 예를 들어서 너무 가난하거나 남자가 도망갔거나 강간을 당했거나 어떤 경우라도 여자가 아이를 낳았을 적에 사회적 경제적 지원 이전에 우리 모두가 좀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톨러런스(tolerance·관용)라고 할까. 이런 거가 있으면 사실 여자가 저는 어떻게 해서든지 키울 수 있다고 본다. 정서적으로 마을의 일원으로 받아들여 주고, 당연히 낳아서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전날에도 설명자료를 내고 ‘강간 당해 아이를 낳아도 받아들이는 낙태 금지 필리핀 정서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이 기사는 본래의 취지를 왜곡·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도에서 언급한 과거 방송에서의 발언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부정하는 의미가 전혀 아니며, 낙태 자체의 찬반을 본질적으로 다룬 내용도 아니”라며 “여성이 자신의 제반 여건 하에서 출산과 양육을 결정한 경우 그 결정과 모든 생명은 존중돼야 한다는 취지에서 언급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출산과 양육의 의지가 있는 데도 경제적 어려움이나 사회적 편견을 이유로 생명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함께 보듬고 키우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고 했다.

 

그는 헌법재판소가 2019년 4월 형법상 임신중절을 전면 금지한 처벌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관해서도 “임신중절 관련 여성의 자기 결정권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다만 모든 생명은 소중하므로 청소년이나 미혼모에 대해 국가적 책임을 강화해서 이들이 출산의 의지가 있는데도 사회적·경제적 요인으로 생명을 포기하지 않도록 국가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의 낙태 엄금 시스템이 우리나라에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는 보도는 명백한 가짜뉴스이므로 언론인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