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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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모량 적어서?… ‘이선균 다리털’ 마약 정밀감정 실패, 경찰 무리한 수사?

국과수, 경찰에 “이선균 다리털 수 부족해 정밀 감정 불가” 의견 보내
경찰 “마약 수사는 감정 결과뿐 아니라 진술이나 포렌식 등 종합해 판단”
뉴스1

 

경찰이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이선균(48·사진)씨의 다리털 정밀 감정을 통한 혐의 입증에 실패하면서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15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따르면 최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를 받는 이씨의 다리털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정밀 검사를 의뢰한 결과 “(체모)중량 미달로 (마약류) 감정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앞서 이씨는 소변 간이 시약 검사와 모발 정밀 감정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경찰은 이씨의 다리털을 채취해 국과수에 넘겼다. 다리털은 염색, 탈색 등 영향을 받는 모발보다 더 오랜 기간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물증)로 여겨진다.

 

이번 정밀 감정 결과가 ‘알 수 없음’으로 나온 가운데, 경찰은 지난 4일 진행한 2차 조사에서 이씨로부터 체모를 추가로 제출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전날 이씨와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35) 등 마약 투약 의혹 수사에 있어 명확한 증거 없이 무리하게 진행하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했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범죄 수사는 국과수 감정 결과뿐 아니라 관련자 진술, 포렌식 자료 등을 종합해 혐의 유무를 판단한다”면서 “현재까지 (마약 간이시약 검사) 음성이 나왔다고 해서 무리한 수사라고 단정하는 것은 다소 무리한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이선균은 올해 초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 실장 A(20대 여성·구속)씨 자택에서 대마와 향정신성의약품 등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 조사에서 그는 “유흥업소 실장이 나를 속이고 뭔가를 줬다”, “마약인 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고의성은 부인한 것이다.

 

다만 이씨가 유흥업소 여실장 A씨(20대·구속)에게 협박을 받아 3억여원을 건넸다고 주장한 정황상, 경찰은 8~10개월 전에 마약류를 투약했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가수 박유천씨는 지난 2019년 소변과 모발 정밀 검사 결과 음성 반응이 나왔지만, 다리털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