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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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그, 이제 ‘바람’이 불 시간

23일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개막
SF 이정후, 25일 CHC전 첫 실전
리드오프 중견수로 경기 나설 듯

SD 고우석도 첫 출격 준비 완료

‘괴물 투수’ 류현진(37)이 미국 메이저리그(MLB)를 떠났지만 빅리그엔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줄 또 다른 ‘코리안 리거’들이 있다. 지난 시즌 골드글러브 수상자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가장 자신 있는 유격수로 새 시즌을 맞이한다. 특히 올해 KBO리그를 떠나 새로운 빅리거로 등극한 ‘바람의 손자’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사진)는 미국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재능을 뽐낸다.

정규리그를 앞두고 각 구단이 예열하는 무대인 2024 MLB 시범경기가 23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개막전으로 막을 올린다.

역시 시범경기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이는 이정후다. 이정후는 오는 25일 시카고 컵스와 시범경기 개막전을 통해 빅리그 적응에 첫 발걸음을 내디딘다. 지난 7년 동안 KBO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타자로 평가받은 이정후는 6년 총액 1억1300만달러(1505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고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에서 15일부터 훈련해 온 이정후는 그간 트레이닝복을 입었지만 20일 첫 공식 훈련부터 등번호 ‘51’번과 영어 이름 ‘J.H.LEE’가 새겨진 공식 유니폼을 입고 나왔다. 무엇보다 라이브 배팅을 소화하며 빅리그 선수들의 빠르고 변화무쌍한 공에 적응 중이다. 이정후는 현지 팬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후는 거액 계약을 받은 만큼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22일 MLB 구단 관계자들의 설문조사에서 이정후가 이번 시즌 최악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 공동 2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지나치게 높은 대우를 받았다는 평가라 이런 시선을 떨쳐내야 한다.

이정후는 시범경기부터 1번 타자 중견수로 출전할 예정이다. 이정후는 스프링캠프 첫날 “리드오프(1번 타자)로 나가게 된다면 기대가 되고, 잘 준비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김하성은 유격수로 돌아와 시범경기에 나선다. 당초 샌디에이고의 주전 유격수인 산더르 보하르츠는 2루로 옮겼다. 2021년 빅리그 진출 이후 최정상급 수비를 자랑하며 지난 시즌 골드글러브를 받은 김하성의 수비 능력이 인정받은 것이다.

김하성이 뛰는 샌디에이고엔 올해 투수 고우석(25)도 함께한다. 고우석은 지난달 샌디에이고와 2+1년 최대 940만달러(125억원)에 계약했다. 샌디에이고는 마무리 후보 중 한 명인 고우석의 구위를 시범경기에서 점검할 예정이다.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배지환(24)은 시범경기를 통해 주전 2루수 경쟁에 뛰어든다. 지난주 뉴욕 메츠와 1년 스플릿 계약을 체결한 최지만(32)은 시범경기부터 생존 경쟁을 펼쳐 빅리그 문을 다시 두들긴다. 스플릿 계약은 빅리그에 올랐을 때와 마이너리그에 그칠 때 연봉에 차이를 두는 계약이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