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의 가방 창고에서 시작된 화재가 인근 공장들로 빠르게 번지며 14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창고를 비롯해 인근 자동차 부품공장 등 8개 건물이 타면서 11개 업체가 피해를 봤다. 또 업체 관계자 3명이 다쳤으며 이 가운데 얼굴에 열상을 입은 A(39)씨 등 2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2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3시57분쯤 서구 석남동의 한 가방 보관 창고에서 불이 났다. 이후 주위의 공장들로 확산해 이날 오전 6시35분쯤 완전히 껐다. 처음 불이 난지 14시간38분 만이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29분 만인 오후 4시26분쯤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경보령인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관 등 196명과 장비 68대를 투입했다. 하지만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자 산림청과 서울·경기·인천소방본부 소속 헬기 5대도 투입됐다.
현장 인근의 한 회사원은 “불이 난 곳과 직장이 차량으로 5분 거리에 불과하다. 검은 재가 하늘에서 많이 떨어져 차량을 더럽히고 바닥에도 나뒹굴었다”면서 “폭발음도 들렸으며 일대 하늘이 먹구름이 낀 것처럼 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알렸다.
순식간에 치솟은 검은 연기는 관내 남동·연수구뿐만 아니라 인근 지자체인 경기 부천까지 날렸다. 부천 상동으로 바람을 타고 옮겨져 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지자체 문의도 이어졌다. 서구와 부천시는 안전문자를 통해 주민들에 “연기가 많이 발생하고 있으니 창문을 닫아 달라”고 당부했다.
소방당국은 과학수사대와 감식으로 화재 원인과 재산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 건물이 밀집했고 건물 내부로 플라스틱과 같은 가연성 물질들도 많아 진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게 소방당국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