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경영쇄신위원장)이 20시간이 넘는 밤샘 조사 끝에 첫 검찰 소환 조사를 마쳤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10일 오전 3시20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소환된 김 위원장의 조사를 마무리했다. 김 위원장은 조사받는 내용이 제대로 기록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진술 조서까지 열람한 뒤 오전 4시45분에 귀가했다. 전날 오전 8시10분쯤 출석한 지 20시간 만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출석·귀가 모두 취재진을 피해 비공개로 진행했다.
법무부령인 인권보호수사규칙에 따라 오후 9시∼오전 6시에 심야조사는 원칙적으로 할 수 없는데, 피의자가 재출석을 할 수 없거나 공소시효가 임박한 때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에 대한 기업지배권 경쟁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총 2400억여원을 투입해 SM 주가를 공개매수 가격인 12만원 이상으로 시세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이브는 당시 9만원 안팎이던 SM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 매수하려 했지만, 공개 매수 마지막 날 SM 주가가 12만7600원으로 치솟으며 실패했다.
이번 조사에서 검찰은 김 위원장이 시세조종을 지시하거나 승인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앞서 검찰은 같은 혐의를 받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카카오 법인을 재판에 넘겼다. 카카오 측과 공모해 펀드 자금 1100억원으로 SM 주식을 고가 매수한 혐의를 받는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A씨도 올해 4월 구속기소됐다.
카카오와 김 의장 변호인 측은 “합법적인 장내 주식 매수일 뿐 시세조종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