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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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헤드폰 때문에 기내식을 놓쳤다 [이동수는 이동중]

‘노캔 명가’ 소니의 헤드폰
기내 옆자리 대화도 잘 안들려
버튼 하나로 강력한 저음 폭발
착용감지로 디테일 잡은 사용성
30대 중후반 ’패션템’으론 그닥

비행기에서 소니 헤드폰을 끼는 게 아니었다.

 

최근 미국 출장길에 소니의 헤드폰 신작 ‘얼트 웨어’(사진)을 가져갔다. 업계 최고 수준인 소니의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서다. 비행기 엔진 소리, 사람들의 대화 등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밀폐 공간인 기내는 최적의 테스트 환경이다.

 

얼트 웨어는 노이즈 캔슬링으로 유명한 소니 헤드폰 1000X 시리즈의 통합 프로세서 V1과 듀얼 노이즈 센서가 적용됐다. 소니는 얼트 웨어가 바람 소리도 차단해 어디서든 선명한 음질과 통화 품질을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기내에서 켜본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만족스러웠다. 옆자리의 대화 소리도 거의 안 들릴 정도였다. 비좁은 이코노미석에서도 주변이 조용해지자 금방 잠이 들 수 있었다. 배터리도 넉넉해 노이즈 캔슬링을 켜고도 14시간 비행 내내 배터리가 절반가량만 소모됐다.

 

평소 잠귀가 밝은 편이라 평범한 이어폰이나 헤드셋을 꼈더라면 기내 위를 구르는 배식 카트 소리에도 잠이 깼을 것이다. 하지만 노이즈 캔슬링을 켠 헤드폰을 쓴 채 잠까지 들어서 결국 기내식을 한 번 놓쳤다.

 

얼트 웨어는 ‘베이스 부스터’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이다. 베이스 사운드 구현을 위해 얼트 웨어 전용으로 특수 설계된 40㎜ 대구경 드라이버가 탑재됐다.

 

기기의 ‘얼트’ 버튼을 누르면 기존 음악에서 베이스와 킥이 강조되는 저음 부스팅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버튼을 한 번 더 누르면 귀가 울릴 정도의 강력한 베이스 소리가 느껴진다. 저음 부스팅을 즐기는 취향이라면 별도 이퀄라이저 조절 없이도 버튼 하나로 ‘맞춤형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얼트 모드를 껐을 땐 평소 음질을 따지지 않고 손에 잡히는 이어폰을 쓰는 기자가 듣기에도 음질이 선명했다.

 

얼트 웨어는 사용성에도 신경을 썼다는 느낌을 받았다. 착용 감지 센서가 있어 별도 조작 없이 헤드폰을 착용하면 음악이 나왔고, 벗으면 음악이 멈췄다. 여러 기기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어서 노트북으로 유튜브를 보다가도 휴대폰으로 전화가 오면 바로 전화 내용이 헤드폰으로 전달돼 통화로 전환할 수 있었다. 

 

헤드폰은 젊은 층에서 패션 아이템으로 애용된다. 얼트 웨어를 사용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평소보다 어려보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열에 아홉은 “별로”라고 했다. 

 

얼트 웨어는 블랙, 오프 화이트, 포레스트 그레이 세 가지 색상으로 나왔다. 출시가는 25만9000원이다.

 

‘이동 중’은 핑계고, 기자가 직접 체험한 모든 것을 씁니다.

이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