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이틀째인 15일 오후 2시 55분,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 헬기 계류장에 보건복지부와 충남도의 지원을 받아 단국대병원이 운용하는 닥터헬기 1대가 착륙했다.
충남 서산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목숨이 경각에 달린 74세 남성을 단국대병원 충남권역응급의료센터 의료진들이 닥터헬기를 타고가 긴급이송해 왔다. 헬기 착륙과 동시에 70대 환자는 대기하고 있던 병원 앰뷸런스로 옮겨져 단국대 병원 응급실로 직행했고 즉각적인 처치가 이뤄졌다.
충남 서산의료원에서 심근경색으로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를 충남권역응급의료센터로 이송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지 약 1시간 만에 이뤄진 긴급의료 현장이었다.
이날 오후 2시쯤 긴급출동 요청을 받은 단국대병원 응급의료센터 김용오 교수는 10분만에 의료진 2명과 함께 닥터헬기를 타고 단국대병원을 출발했다.
헬기내에서 응급처치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20분만에 서산의료원에 도착했다. 닥터헬기는 곧바로 응급환자를 태우고 이륙했고, 단국대병원까지 25분동안의 이송시간에 헬기안에서 김 교수의 응급처지가 이뤄졌다. 단국대병원으로 옮겨진 이 환자는 닥터헬기를 타고 긴급출동한 의료진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2016년에 훈행을 시작한 단국대병원 충남닥터헬기는 지금까지 1795번 출동해 응급환자를 이송했다.
5일간의 추석연휴, 대학병원 중심의 전국응급의료센터에서 전공의 이탈 공백을 매꾸고 있는 전문의들이 부족한 의료인력 상황 속에서 응급환자를 살려내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연휴가 시작되면서 응급실로 실려오는 환자는 대다수가 고령층과 소아환자였다. 같은날 단국대병원 중환자 대기실에서 만난 60대 구모씨는 80대 어머니가 집에서 넘어져 얼굴과 팔,다리 등을 다치자 승용차로 이동해 응급실에서 처지를 받았다. 0세 영아도 고열과 구토증세를 보여 응급처치를 받는 동안 보호자는 발을 구르고 있었다. 단국대병원 응급실 보호자 대기실에서 만난 환자 가족들은 “응급실에서 안 받아주면 어떡하나,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병원을 찾았는데 다행히도 의사선생님들이 계셔서 처치를 받게 됐다”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순천향대천안병원에서 만난 20대 보호자는 “평상시 심형과계 질환이 있었던 외할머니가 오늘 아침 갑자기 상태가 나빠져 119에 도움을 요청했는데, 신속한 출동과 함께 병원응급실로 오실 수 있었고, 병원측의 조치에 따라 엄마 아빠가 할머니 일반병동 입원치료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향천안병원에서 만난 환자보호자들도 대부분 “의료진이 많지 않은 것을 느낀다면서도 연휴를 잊은채 일선에서 사투를 의료진들께 고마운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의료진들은 지쳐가는 기색이 역력했다. 12시간 맞교대로 근무하는 의료진들은 응급의료센터 밖 화장실을 이용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진료에 집중하고 있었다.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짤은 시간 응급실밖을 오가는 의료진들의 유난히 처져 보이는 어깨가 안스러워 보이는 추석 연휴 이틀째 응급실 표정이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응급실에 근무하는 의료진들이 국민들의 시선 등에 극도로 민감한 상태라, 이들이 진료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가능한 지원을 다하고 있다”며 “응급의료인력이 부족한 현 상황에서 3일이나 더 남은 추석연휴 기간 응급환자가 많이 발생하지 않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