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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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공개매수가 상향 ‘승부수’ [경제 레이더]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를 주당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백기사’ 모집에 나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자금 확보 압박을 더욱 크게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지난 1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공개매수에 나서게 된 배경 등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MBK와 영풍은 26일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를 기존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13.6% 상향하는 내용의 정정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한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가도 주당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25% 상향했다. 이에 따라 공개매수를 위한 MBK의 필요자금은 기존 1조905억~2조1332억원에서 1조2548억~2조4397억원으로 늘었다. MBK는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6.9~14.6%, 영풍정밀 지분 43.43%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MBK는 이를 위해 영풍으로부터 3000억원을 차입해 추가 자금을 마련했다.

 

MBK는 상향된 공개매수가에 대해 “고려아연 역대 최고가 67만2000원보다 11.6% 높은 수준”이라며 주주들에게 호소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협업 파트너들과 논의 중인 최 회장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최 회장이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려면 종료 시점인 다음달 4일(휴일 제외) 전까지 자금 조달이 이뤄져야 한다.

 

고려아연은 지난 24일 2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한 데 이어 27일 2000억원 규모로 추가 발행하기로 했다.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기업인 고려아연이 이처럼 자본시장을 통해 자금 차입에 나선 것은 23년 만의 일이다. 고려아연 주가는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1.28% 상승한 71만3000원에 장을 마쳤고, 영풍정밀은 코스닥에서 9.67% 상승한 2만4950원에 마감했다.

 

한편 코스피는 미국 반도체업체 마이크론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2.90% 상승한 2671.57로 마쳤다.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4.02%, 9.44% 급등했다. 코스닥도 2.62% 상승한 779.18로 마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