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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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북전단 방치” 이유로 국방부 장관 탄핵하려는 巨野 횡포

더불어민주당이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 대해 탄핵소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김건희 이슈’를 덮기 위해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를 방치했다는 이유다. 논리적으로 전혀 연결되지 않은 황당한 주장이다. 이번에도 김민석 최고위원이 앞장섰다. 지난 17일 북한 김여정은 한국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하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김 최고위원은 그제 당 최고위원회에서 “대북전단을 또 방치해 남북 긴장을 다시 증폭하는 정권은 정말 미쳤다. 김건희 살리자고 불장난을 마다치 않는 범죄 집단”이라며 “국방부 장관 탄핵 사유 점검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문재인정부 시절 김여정의 위협 직후 만들어져 ‘김여정 하명법’이라는 비판을 들었던 ‘대북전단 금지법’을 연상시키는 발상이다.

국무위원 탄핵소추는 민주당 단독으로도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할 수 있다. 그러나 국무위원 탄핵소추는 중대한 위헌·위법 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민주당이 주장하는 김 장관 탄핵 사유가 여기에 해당하는지 의문이다. 대북전단을 단속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도 있었다. 이에 따라 전단 살포를 단속하거나 막을 수 없다는 게 윤석열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국회에서 탄핵소추되면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올 때까지 김 장관 권한 행사가 정지된다. 탄핵안이 헌재로 이송되면 언제 결정을 내리게 될지 기약을 할 수 없다. 북한은 고·저강도 도발을 수시로 진행하고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파병까지 했다. 또 북한은 5월 말 이후 31회에 걸쳐 남쪽으로 오물풍선을 날려 보냈다. 머지않아 7차 핵실험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런 위중한 시기에 안보 사령탑을 불능화하겠다는 발상은 용납이 안 된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출범 후 탄핵을 남발하고 있다. 무분별한 ‘습관성 탄핵’을 멈추지 않으면 공당의 자격을 의심받게 될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9월에는 뜬금없이 정부의 계엄 준비설을 들고나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 민주당 인사들조차 근거 부족이라는 비판론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충암고 사조직’ 등 설득력 없는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김 최고위원은 사법 리스크에 처한 이재명 대표를 지키고, 자신의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해 무리한 주장을 내놓는다는 관측이 많다. 김 최고위원의 헛발질은 국가에 혼란을 초래하고 민주당에 부담만 안길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자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