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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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차량 출입금지’ 골프장 대표, 모교에 장학금 전달

이우복 대표, 모교 전주제일고에 장학금 3975만원 기부

한때 일제 수입차 출입 금지 조치로 논란을 부른 전북 김제 한 골프장 대표가 모교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 4000여만원을 내놨다.

 

26일 전주제일고에 따르면 아네스빌 골프장 이우복(73) 대표가 '올바른 역사관을 가진 인재로 성장해달라'며 장학금 3975만원을 기부해 최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3학년 학생 265명 전원에게 1인당 15만원씩 전달했다. 이 대표는 이 학교를 1979년 졸업했다.

전북 김제 아네스빌 골프장 이우복 대표가 25일 모교인 전주제일고를 찾아 장학금 4000여만원을 전달하고 있다. 전주제일고 제공

이 대표는 전날 모교에서 열린 장학금 기탁식에서 “이 땅의 젊은이들이 올바른 역사관을 갖고 나라와 민족에 대해 고민하며 생활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문수 전주제일고 교장은 “(이 대표가) 올곧은 역사의식을 갖고 끊임없이 실천하고 있어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 만하다”며 “학생들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을 기억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21년 말 일제 수입 차량의 골프장 출입을 전면 금지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2019년 일본의 한국 수출통제 조치에 따른 한일 외교 마찰로 일어난 일본 상품 불매운동(노재팬)이 점차 사그라진 뒤 이뤄진 이런 조치에 엇갈린 의견을 표출하며 논란이 일었다.

 

당시 이 대표는 “조상들이 독립운동하면서 겪었던 크나큰 고통을 생각하면 노재팬 운동이 금방 사그라드는 것이 안타깝다”며 ”역사를 왜곡하고 우리 국민에게 제대로 사과하지 않는 일본에 대해 경각심을 갖는 계기를 만들기 위한 조처”라는 입장을 밝혔다.

 

논란이 확산하자 김제시는 지난해 말 “특정 국가나 제조사 차량 출입 제한은 주차장법 위반 사항에 해당한다”며 시정 권고했고, 골프장이 이를 받아들여 2년여만에 일제 차량 출입 제한 조치를 철회했다. 골프장 측은 일제 골프카트를 국내산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