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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행사서 ‘뇌물수수 혐의’ 억울함 호소한 진도군수… 주민들 “할 말이 그렇게 많나”

지역 사업가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김희수 전남 진도군수가 지역 ‘경로의 날’ 행사장에서 장시간 자신에 대한 수사 내용을 언급하며 억울함을 호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들은 “어르신을 위로하는 자리가 군수 개인의 해명 무대로 변질됐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희수 전남 진도군수가 임회면 경로의 날 행사장에서 자신에 대한 수사 내용을 언급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동영상 캡처

10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군수는 최근 군이 주관한 임회면 경로의 날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던 중 경찰의 압수수색 과정과 수사 결과를 직접 언급하며 장시간 해명에 나섰다.

 

김 군수는 “지난 2월 군청과 자택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는데 5000만원 수표가 나왔다”며 “이 수표는 아들이 아파트를 매도한 대금으로 이미 소명됐다”고 말했다.

 

또 자택 정원 조경과 관련해 “소나무 9그루를 심어주고 200만원을 지급했는데 경찰 감정은 3000만원으로 나왔다”며 “산림 관련 업무를 오래 했지만 마당에 심은 소나무는 값어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 주민은 “군정 성과를 듣는 자리라고 해서 갔는데 20분 가까이 ‘나는 잘못 없다’는 얘기만 들었다”며 “경찰이 이유 없이 그렇게 했겠느냐”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앞서 전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1대는 지난달 3일 김 군수와 지역 사업가 A씨를 알선수뢰 및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김 군수는 2023년 진도읍 사택 조성 과정에서 나무·골재 등 수천만원 상당의 건설 자재를 A씨로부터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 군수가 인허가 권한을 가진 만큼 금품·자재 제공은 대가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업체는 실제로 진도군에서 여러 건의 수의계약을 따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경쟁업체 B사가 “김 군수 취임 이후 부당한 불이익이 있었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B사는 진도항 항만시설 사용 허가를 신청했으나 명확한 사유 없이 불허됐다고 주장하며, 그 배경에 “군수와 A씨 업체 간 특수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은 뇌물 사건과 별개로 B사에 대한 부당한 불이익 여부, 즉 직권남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 사회에서는 김 군수의 ‘해명성 발언’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한 지역 인사는 “수사에 대한 입장 표명은 공식 기자회견이나 법적 절차를 통해 하면 될 일”이라며 “경로 행사장을 개인적 방어 장소로 활용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