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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시장 등장해 ‘택배비’까지 빼준다는 그 거래…대체 뭐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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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눈에 띄는 ‘쿨거래’
군더더기 대화 줄이고 시간 낭비 없이
업계 “긍정적 현상… ‘안심결제’도 권장”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자주 보이는 ‘쿨거래’라는 표현에는 ‘시원시원하게 빨리 거래하자’를 넘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쿨거래 시 택배비 빼드립니다.”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을 둘러보면 유독 ‘쿨거래’라는 표현이 자주 보인다. 중고 시장에서 일종의 암묵적 규범처럼 굳어진 표현인데, 단순히 ‘시원시원하게 빨리 거래하자’는 의미 그 이상을 품는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쿨거래’ 표현의 본격 등장 시기는 온라인 중고장터가 커뮤니티 게시판 중심에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중심으로 이동하던 2010년대와 대체로 맞물린다. 가격 흥정이나 대화의 군더더기 없이 빠르게 거래를 마무리한다는 의미로 자연스레 쓰이기 시작한 뒤, 중고나라·당근마켓·번개장터 등 주요 플랫폼에서 관용구처럼 자리 잡았다. 판매글 제목에서도 ‘쿨거래 환영’, ‘쿨거래 아니면 패스’ 같은 문구가 흔하게 눈에 들어온다.

 

쿨거래의 본질은 단순한 ‘빠른 거래’만은 아니다. 필요 이상 질문이나 흥정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거래 전후 책임을 명확히 하며 서로의 시간을 아끼는 데 방점이 있다.

 

다만, 판매자는 제품 상태를 솔직하게 공개하고 확인 가능한 충분한 양의 사진을 올리며, 구매자는 정보를 자세히 알아본 후 구매 의사가 확실할 때 연락함을 전제로 한다. 거래 후에는 ‘고맙습니다’라거나 ‘좋은 하루 보내세요’ 등 인사 마무리가 쿨거래의 연장선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특히 고가 전자제품이나 희소 아이템, 명품류 거래에서는 실물 확인 필요성이 커 ‘바로 직거래·바로 송금’ 방식은 적합하지 않다. 직접 눈으로 확인하거나 플랫폼이 제공하는 안전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판매자나 구매자 중 한쪽이 ‘쿨거래’를 지나치게 요구할 때도 있는데 사기 등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문화의 확산에 발맞춰 플랫폼도 저마다 안전망을 강화해 왔다. 안전결제 기능, 판매자 평가 시스템, 인공지능(AI) 셀프 검수 등 다양한 장치로 사용자 간 신뢰를 높인다.

 

국내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지난 10여년 사이 급성장했다. 2008년 약 4조원 수준에서 2020년 20조원을 넘어서더니 2023년에는 30조원 규모로 커졌다. 올해는 35조원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역 기반 커뮤니티 활성화,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려는 소비 트렌드, 취향 기반 소비 확산 등의 영향이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의 올해 8월 조사에서 14세 이상 스마트폰 사용자 3109명 중 58%가 ‘지난 1년간 중고 거래 앱 또는 웹에서 물건을 거래한 경험이 있다’고 답해 중고 거래의 일상 영역 확장을 보여줬다.

 

시장이 커질수록 공정한 거래 문화를 지키는 것은 더욱 중요해졌고, 바로 그 지점에서 쿨거래는 사용자 간의 자발적인 신뢰 모델로 작용한다.

 

한 중고 거래 플랫폼 관계자는 “쿨거래는 거래가 빠르게 성사된다는 측면에서 판매자 신뢰와 상품 정보 투명성을 전제로 해 중고 거래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현상으로 본다”면서도 “개인 간 중고 거래 특성상 품질 기준이 다르거나 추가 정보 확인이 필요한 경우도 많은 만큼, ‘안심결제 시스템’ 등을 거친 거래를 권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