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합당해 공룡 여당이 탄생할 조짐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어제 기자회견에서 “이재명정부의 성공, 지방선거 승리가 시대정신”이라며 “공동 목표를 위해 원팀으로 같이 뛰어야 한다”고 합당을 제안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국민의 마음과 뜻이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논의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 대표의 전격적인 합당 제안은 청와대와 조율을 거친 것이라고 한다. 양당 내부에선 “당원 뜻도 묻지 않은 졸속·밀실 추진”이란 반발이 터져 나왔지만, 합당은 예정된 수순으로 보인다.
양당 합당 시 민주당 162(우원식 국회의장 제외), 조국혁신당 12석을 합쳐 국회 정원 300석 중 174석에 달하는 초거대 여당이 출범한다. 1990년 국회 221석의 보수 3당 합당 이래 최대 규모 합당이자, 헌정 사상 최대 진보계 여당의 출현이다. 매머드 집권당 추진에 국정 안정 기대보단 국회 독주 우려가 더 큰 것이 사실이다. 입법부를 장악한 민주당이 그동안 각종 개혁 입법 추진 등 국회 운영 과정에서 보인 일방주의 행태가 몸집을 키운 뒤 더 심해질 것이란 걱정이다.
양당은 정치적 지향점이 유사하나 검찰개혁과 주거·교육·복지 등 ‘사회권’ 관련 현안에선 조국혁신당이 훨씬 강경한 입장을 견지했다는 점에서 합당 이후 여당의 기조가 한층 급진화할 수 있다. 정치적 의사 결정은 정당의 자유이지만 합당이 이재명정부의 중도확장, 실용중시, 탈이념 노선을 후퇴시키고, 거여(巨與)의 독주를 강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합당이 지방선거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어 후유증이 예상된다. 정 대표는 “21대 대선도 같이 치렀다. 이번 6·3 지방선거도 같이 치렀으면 좋겠다”며 합당의 정략적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역대 합당도 실질적으론 선거와 무관치 않았지만 대놓고 선거용이라고 밝히지는 않았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선택한 총선 민심을 무시하는 것이다.
합당 추진이 단순히 지방선거 승부처인 서울, 부산 등의 선거전략에 매몰된 합당이라면 정치 공학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6·3 지방선거 전 민주당과의 합당을 부인한 바 있다. 국민과 당원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내놓는 것이 도리다. 양당 합당이 선거용 정치 공학을 넘어선 미래 비전 제시에 실패하면 우리 사회의 정치적 불신과 냉소만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