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 간 전략 핵무기를 제한하는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이 한국시간 5일 오전 9시(그리니치 표준시 기준 4일 밤 12시) 종료됐다. 54년 만에 전략 무기 통제가 사라지게 됐다. 뉴스타트 종료를 앞두고 중국과 러시아, 미국과 중국 정상이 잇달아 소통했다. 향후 이들이 새로운 핵무력 질서를 만들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방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훌륭한 전화 통화를 마쳤다”며 “길고 상세한 통화였다”고 밝혔다. 그는 “무역, 군사, 내가 무척 고대하는 중국 방문을 위한 4월 출장, 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란의 현 상황, 중국의 미국 석유 및 가스 구매, 중국의 추가 농산물 구매 검토, 항공기 엔진 공급과 수많은 다른 주제 등 중요한 주제들이 논의됐다”며 “모두 매우 긍정적이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군사’ 분야는 시기와 정황상 뉴스타트 종료와 연관된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러시아는 기존 뉴스타트를 1년 더 연장하기 원하고, 미국은 핵무력을 빠르게 증강하고 있는 중국을 핵무기 등 군비 통제 협약의 대상국으로 포함한 새 조약을 만들기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미국 석유 구매는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상황과 맞물린다. 중국은 석유 및 가스를 그간 러시아와 이란, 베네수엘라 등에서 주로 수입해왔으나 트럼프 대통령 언급에 따르면 이 중 일부를 미국산으로 대체하는 데 대한 논의가 이날 시 주석과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중국도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 통화 사실을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대만은 중국의 영토로, 중국은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반드시 수호할 것이고 대만이 분열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미국은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문제를 반드시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측의 대만 문제 관련 우려를 중시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두 정상은 이날 미·중 관계의 중요성을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중국과의 관계, 그리고 시 주석과 나의 개인적 관계는 매우 우호적이며, 우리는 모두 이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도 “나는 중·미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며 “새해에도 당신과 함께 중·미 관계라는 큰 배를 이끌고 풍랑을 헤쳐 나가며 안정적으로 전진해 더 많은 큰일과 좋은 일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기에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화상회담을 진행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레믈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양국 정상이 화상회담에서 뉴스타트 만료 상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에게 올해 상반기에 중국을 공식 방문해달라고 초청했으며, 푸틴 대통령이 이를 수락했다고도 전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각각 올해 상반기 중국을 찾게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