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사설] 청년 실업률 5년 만에 최고… 노동개혁 없이는 백약이 무효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실업률 7.7%… 2021년 후 가장 높아
연공서열 중심의 경직된 시장이 문제
지각 출범한 경사노위의 대타협 기대

청년 실업률이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국가데이터처가 어제 발표한 ‘2026년 2월 고용동향’ 보고서를 보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7.7%로 2021년 2월(10.1%) 이후 같은 달 기준 가장 높았다. 4년 만에 가장 높게 오른 전체 실업률(3.4%)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지난달 만 15세 이상 취업자는 2841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23만4000명 늘었는데, 청년층은 되레 14만6000명 줄었다. 청년층의 경우 인구 감소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추세다.

청년고용 위기의 근본 배경은 구조적인 문제에 있다.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 아래 대기업의 정규직 해고가 웬만해선 불가능한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청년 신규 채용을 가로막는 실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기업 입장에서 한번 정규직을 뽑아 놓으면 불황에 대응이 안 되니 다시는 안 뽑는다”며 고용 유연성을 주문한 이유일 것이다. 정규직 고용을 꺼리는 기업이 채용을 하더라도 즉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고,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일자리를 대체하는 풍토도 따지고 보면 경직적인 구조가 낳은 부산물이다. 2월 고용동향에서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취업자가 7.1%(10만5000명) 줄어든 것은 보편화한 AI 활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부는 그간 기업의 청년 인턴 채용을 지원하고, AI 교육과 직업훈련을 확대하는 등 대책을 시행했으나 경직된 노동시장에서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하루빨리 노동개혁을 통해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도, 대타협을 위한 사회적 대화는 아직 시동조차 걸지 못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노·사·정 협의체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통한 사회적 대화가 중단된 지 1년이 넘었다. 이번 정부 들어서도 노동개혁 의제 채택에 난항을 겪다가 오늘에서야 민주노총이 빠진 채 부랴부랴 출범을 선언한다. 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정책 토론회를 열고, 노사정 공동 선언문도 발표한다고 한다.

경사노위가 잡은 첫 공론화 의제는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일자리’로 알려졌는데,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세대 간 일자리 충돌이 청년고용 위기의 본질이다. 그간 노사가 협력해 인력 재배치나 직무 전환 등 현장에서 고용 유연성을 높이는 방안을 도입한 예도 드물다. 노동개혁을 통해 청년 일자리를 늘리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고질적인 이중구조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경사노위의 분발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