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북한 인권결의 공동제안국에 정부가 참여했다. 외교부는 28일 유엔 인권이사회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참여했다며 “북한 주민 인권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간다는 입장 하에 정부 관계기관 내 협의를 통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의안은 유럽연합(EU)과 호주가 초안을 작성했으며 제61차 유엔인권이사회에서 30일(현지시간) 채택될 예정이다.
◆참여 결정 직전까지 ‘신중’ 기조
정부는 이번 결정 직전까지 공동제안국 참여 문제를 놓고 고심해 왔다. 북한과의 대화 재개와 남북 간 신뢰 형성을 고려해 불참 방안도 함께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24일에도 참여 여부에 대해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라고 언급하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참여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외교부는 그동안 인권 문제를 보편적 가치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2008년 공동제안국 참여 당시 “인권은 인류 보편적 가치이므로 여타 사안과 분리해 인권문제 그 자체로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2020년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았을 때에도 “현지의 한반도 정세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결과”라면서도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한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국은 2024년, 2025년에도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남북 관계 개선과 평화공존을 대북정책의 우선 목표로 제시하는 통일부는 다소 다른 입장이다. 통일부가 지난달 발표한 ‘이재명정부의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에는 “남북 인권 협력 정책을 한반도 평화공존과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추진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해당 정책은 북한 체제 존중·흡수통일 불추구·적대행위 불추진을 기본 원칙으로 명시한다. 정 장관은 이 같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 26일 “북한은 (북한인권결의를) 대표적인 적대시 정책으로 본다”며 “그 점을 감수하면서까지 우리가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평화공존 기조 속 대북 정책 흐름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제11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기념사에서 정부의 남북 평화공존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평화가 밥이고, 평화가 곧 민생이고, 평화가 최고의 안보”라며 “전쟁과 적대의 걱정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일이야말로 서해 수호 영웅들이 우리에게 남긴 시대적 사명”이라고 말했다.
행사 직후 천안함 유족이 대통령에게 ‘북한에 사과를 요구해달라’고 말하자 대통령이 “사과하라고 한다고 해서 사과를 하겠느냐”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해당 발언이 “남북관계의 냉혹한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라고 29일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