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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중·대북 강경 일변도 시그널… 북·미대화 재개 낙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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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스틸 주한美대사 지명 의미

의정 기간 ‘中 공산당 견제’ 전력
틱톡 금지법·공자학원 폐쇄 앞장
北 인권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

“가장 반북·반중 인사” 전면 배치
北선 ‘하노이 악몽’ 떠올릴 수도
中, 北과 더 밀착… 美 대응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셸 박 스틸 주한 미국대사 지명이 북·미 대화 재개 구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반도 구상을 현장에서 구현할 주한 미국대사는 한·미 정책 조율을 넘어 대북 메시지 관리와 북·미 접촉 분위기 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여서다. 대중 강경 성향 인사의 전진 배치가 대화 동력보다 한반도를 둘러싼 미·중 경쟁을 부각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복 입은 스틸 내정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첫 주한 미국대사로 13일(현지시간) 지명된 한국계 미셸 박 스틸(오른쪽·한국명 박은주) 전 연방 하원의원이 2023년 4월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환영 만찬에 한복을 입고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복 입은 스틸 내정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첫 주한 미국대사로 13일(현지시간) 지명된 한국계 미셸 박 스틸(오른쪽·한국명 박은주) 전 연방 하원의원이 2023년 4월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환영 만찬에 한복을 입고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2기 행정부 첫 주한 미국대사 후보로 스틸 전 미 연방 하원의원(캘리포니아·공화)을 지명했다.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나 1970년대 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2020년과 2022년 캘리포니아주에서 연방 하원의원으로 두 차례 선출됐다. 미국대사 지명자는 상원 인사청문회와 인준 표결, 우리 정부 아그레망을 거치면 정식 임명된다.

 

◆“대사 임명 시 중국 대비”

 

문제는 스틸 지명자가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중 강경 인사로 꼽힌다는 점이다. 의정 활동 기간 입법과 상임위 및 특위 활동을 통해 중국공산당 견제에 집중해왔다. 중국의 체제 선전 및 스파이 기구로 세계 각국에서 의심받는 ‘공자학원’을 폐쇄하는 데 앞장섰고, 중국 소셜미디어인 틱톡 사용 금지를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며 틱톡 금지 입법을 추진했다. 최근 약 8개월 전 인터뷰에서는 대사로 임명될 경우 가장 먼저 하고 싶은 한·미 협력 과제로 “중국에 대한 대비”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한국, 일본까지 위협이 확산될 수 있으므로 한국도 대중국 방어에 동참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북한 인권 문제에도 선명한 목소리를 내 왔다. 2024년 3월 중국 내 탈북민들이 겪는 강제노동·구금·인신매매·강제송환 등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의회 결의안을 발의해 미국 정부가 파트너 국가들과 공동 대응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같은 해 10월 유엔 인권이사회가 실시하는 북한 인권 상황 정례검토(UPR)를 앞두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를 비판하고, 미국이 북한의 인권 의무 위반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인선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강경 기조와 동아시아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점에서 한국뿐 아니라 중국과 북한을 동시에 겨냥한 메시지란 분석이 나온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16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중국과 북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일관되고 강경할 것임을 시사한다”며 “북한에 대해 ‘미국식 가치’에 초점을 두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핵 문제뿐 아니라 체제·인권·규범 위반도 함께 문제 삼을 수 있단 얘기다. 북한 비핵화는 장기적 목표로 두고 대화·교류 재개를 우선시하는 우리 정부와는 다른 태도다.

◆북·미 대화 어려워지나

 

스틸 지명자가 중국 견제를 최우선 과제로 언급한 점은 북한에도 강한 경계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이 ‘조건 없는 대화 재개’를 표방하면서도 실제로는 압박 기조를 유지한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희교 광운대 동북아문화산업학부 교수는 통화에서 “스틸 지명자는 이전 어떤 대사보다도 가장 강력하게 반(反)북적이고 반중적”이라며 “미국이 대화 의지가 별로 없거나 의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2019년 하노이 회담처럼 우릴 갖고 놀 수도 있겠다’는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비핵화 조치와 제재 완화의 교환 범위를 놓고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북한 입장에선 이번에 대화에 나오더라도 성과 없이 시간만 끌거나, 미국의 높은 요구만 확인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경계심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다. 스틸 지명자 과거 북한인권 관련 발언을 북·미 대화를 회피하거나 협상 조건을 높이는 명분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인권 문제 제기를 내정간섭 또는 체제 전복 시도로 받아들이며 강력하게 반발해왔다.

 

한국은 최근 북·미 대화 재개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중재에 일정한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도 한반도 문제에서 자국의 전략적 영향력이 배제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 북핵 문제를 둘러싼 협상 구도에서 존재감을 유지해야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도 외교적 지렛대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대사에 대중 강경 인사가 전면 배치될 경우 중국 대응이 달라질 수 있다. 김 교수는 “중국은 북·미 회담을 통해 한반도 지형이 안정화되는 것을 원한다는 점에서 중재 의사가 없는 게 아닌데, 비핵화나 인권문제 같은 북한이 가장 싫어하는 것들을 꺼내 놓으면 중재가 되겠느냐”며 “한·미와 북한은 더 멀어지고, 경제 교류 등의 전폭적 재개를 통해 북·중은 더 밀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