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윤석열정부 때인 2024년 당시 권익위가 의도적으로 김건희씨 명품가방 수수 사건 조사를 지연시키고 정승윤 전 권익위 사무처장이 부당하게 개입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피습됐을 때도 헬기로 전원하는 과정에서 정 전 부위원장의 부적절한 개입이 있었다고 권익위는 판단했다. 권익위는 재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정 전 사무처장의 부당개입 관련 의혹을 국가수사본부에 수사 의뢰할 계획이다.
◆‘김건희 명품백 사건’ 처리,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
권익위는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권익위 정상화 추진 태스크포스(TF) 운영 결과’를 발표했다. TF 발표에 따르면 권익위가 2024년 6월 김씨 사건을 ‘청탁금지법 위반사항 없음’으로 종결 처리하기 전, 정 전 사무처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대통령 관저에서 심야시간에 비공식 회동을 가졌다. TF는 “사건처리 진행 중 피신고자 측과 비공식 회동을 해 청탁금지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TF는 정 전 사무처장이 이때 수수 당사자인 김씨와도 만났는지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서 조사가 이뤄져야 할 부분’이라고만 언급했다.
아울러 TF는 “원칙적으로 담당부서가 작성하는 의결서에 정 전 사무처장이 상정의안에 포함되지 않은 사항과 회의시 논의되지 않은 사항을 직접 추가해 직접 작성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당시 김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며 법정 처리 기간인 60일을 2배가량 넘긴 116일 만에 사건을 종결하며 ‘공직자 배우자는 제재 규정이 없다’, ‘(대통령의) 직무 관련성 여부를 논의했으나 종결했다’고 밝혔다.
권익위가 이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담당 간부인 부패방지국장이 순직하는 일도 발생했다. TF는 “정 전 사무처장이 고인에게 회의 발언권을 제한하고 주요 사건 관련 업무에서 배제하는 한편, 확실하지 않은 사실을 토대로 비난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며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전 사무처장의 현 소속기관에 비위 행위를 통보하고 권익위 차원에서 고인 및 유가족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기로 했다”고 결정했다.
◆李 헬기 이송, 행동강령 위반은 부적정
같은 해 1월에는 TF는 이 대통령이 부산에서 피습된 뒤 119 응급헬기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헬기 이송 특혜’ 논란이 발생한 바 있다. TF는 행동강령 위반 신고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TF는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서울대병원과 부산대병원 간 전원과 헬기 이송은 권한 범위 내에 이뤄진 것이라는 추가 진술을 고려할 때 사건처리 당시 행동강령 위반으로 본 것은 적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TF는 이 대통령의 헬기 전원 사건 관련해 권익위 담당 부서가 2024년 7월 부산소방본부에 제도개선 취지의 ‘기관 송부’ 의견을 냈음에도 정 전 사무처장은 행동강령 위반 통보로 처리할 것을 지시했다고 봤다. 당시 헬기 이송 과정에서 부산대병원·서울대병원 의사, 부산소방본부 직원들이 공무원 행동강령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TF는 재조사를 통해 “서울대병원과 부산대병원 간 헬기 이송은 ‘병원 간 공식적 전원 협의 결과’에 따른 것”이라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정승윤 “공직자 배우자 금품 수수, 처벌조항 없어”
정 전 사무처장은 이날 ‘정치탄압 중단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현재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정 전 사무처장은 6·3 지방선거 부산시교육감에 출마했다. 그는 “정승윤은 없는 죄도 만들고, 이재명은 있는 죄도 지우는 작태”라며 반발했다.
정 전 사무처장은 “부산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자행되는 정치공작에 대해 입장을 밝힌다”며 “현행법상 공직자의 배우자가 금품을 수수한 경우에 청탁금지법에 처벌 조항이 존재하지 않으며, 공직자 중 대통령은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따라 청탁금지법 처벌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금품 수수는 도덕적·정치적 비난의 대상이 마땅하다”면서도 “권익위는 헌법과 국민 기본권을 수호하는 법 집행 기관이며 종결 결론을 유지한다는 TF 판단이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는 “고인과 신임과 신뢰가 각별했다”며 “더 이상 소설을 쓰지 말라”고 반박했다.
또 이 대통령 헬기 이송 관련 결정에는 “행동강령은 힘과 권력을 가진 사람을 특별히 대우하지 말고 일반 국민과 동일하게 대우하라는 법”이라며 “통상적인 일반 국민과 동일한 절차와 수준으로 공무원이 일을 처리했는지 우리 모두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재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