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주식에 넣을 것을. 현재 주머니에 가진 돈이 200만∼300만원이나 될까 싶네요. 그마저도 은행 이자에 여기저기 빚 갚느라 다 나가죠.”
인천에 거주 중인 60대 상인 A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세 곳의 정육점을 운영했다. 매일 바쁜 일과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지만 꾸준히 찾아주는 손님과 차곡차곡 쌓이는 매일의 작은 행복에 피곤함은 금세 사라졌다. 그러던 중 지난해 매장 두 곳의 문을 닫았다. 평생 일궈온 삶의 터전이지만 감당할 수 없는 빚이 쌓이며 개인회생 절차까지 밟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겨우 한 곳에서 세 식구 굶지 않을 정도로 근근이 벌이를 한다. 그가 손에 쥐는 돈은 고작해야 매월 200만원 정도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 등으로 ‘생존 한계’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의 곡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역대급 불장에 “가게를 접고 주식에나 투자했다면”이라고 자괴감을 느끼는 자영업자들이 많다. 11일 인천연구원의 이슈브리프 ‘인천시 폐업률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17개 시·도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의 평균 폐업률은 4.73%이다. 인천이 6.63%로 가장 높고 부산(6.55%), 대전(5.64%), 서울(5.52%), 대구(5.43%) 등이 뒤를 잇는다.
또 지난해 개업보다 폐업이 더 많은 시·도는 한 곳도 없고 부산이 거의 개업률(6.80%)과 폐업률(6.55%)이 비슷했다. 하지만 그 전년도인 2024년에는 광주(개업 대비 폐업률 1.11%포인트), 전남(1.09%포인트), 부산(1.05%포인트), 울산(1.02%포인트), 대구(1.00%포인트) 5개 시·도에서 폐업률이 더 높았다. 인천의 경우 개업 대비 폐업률이 2024년 0.99%포인트에서 2025년 0.80%포인트로 점차 안정화했지만 전국 평균(0.74%포인트)보다는 높은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에 따르면 자영업자·소상공인 절반 이상은 적자 상태에서 사업을 꾸려가는 중이며, 3곳 중 1곳은 향후 3년 안에 은퇴나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 자영업자들 적자 원인으로는 매출 부진과 금융비용 부담이 꼽힌다. 또 인천 개인사업자 10곳 중 7곳(68.9%)은 한 달에 버는 수입이 100만원 미만(국세청)이다. 이들 자영업자의 72.0%는 ‘단기 업종 전망’에 대해 부정적으로 답해 전반적인 경기 비관론이 짙었다.
인천연구원이 최근 5년간(2020∼2024년) 인천지역 업종별 폐업률 추이를 살펴본 결과 건설업·숙박업·서비스업 폐업률은 감소한 반면 농임어업·제조업·도매업·소매업·음식업 폐업률은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 5년간 평균 폐업률은 음식업 13.46%, 소매업 9.65%, 제조업 7.12%, 서비스업 5.74%, 숙박업 4.04% 등이다. 연구원은 “제조업을 제외하고 주로 지역 상권을 기반으로 하는 업종 폐업률이 높았다”며 “이들 업종은 인천 전체 기준 위험 업종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시에서 추진 중인 컨설팅과 폐업 위주의 지원금을 취업·재창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으로 범위 확대를 제안했다. 수도권의 다른 지자체 대비 작은 규모의 폐업 지원 예산을 늘리고 필요한 때 관계기관과의 연계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천연구원 김진희 부연구위원은 “상권 구조를 정확히 진단하고 단계적으로 취할 적절한 정책이 요구된다”며 “더 나아가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폐업 이후까지 고려해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