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달라하라=남정훈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이변은 없었다. 멕시코는 개최국의 이점을 톡톡히 누렸다. 멕시코가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전에서 남아공을 꺾고 첫 승을 신고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랭킹 14위 멕시코는 12일(한국시간)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남아공(FIFA 랭킹 60위)을 2-0으로 제압했다.
1998 프랑스부터 2022 카타르까지 32개국 체제로 치러지던 월드컵은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3개국(미국·캐나다·멕시코) 공동개최에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었다. 멕시코-남아공전을 시작으로 다음달 20일까지 104경기가 치러진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통산 17회 출전의 북중미 축구의 맹주 멕시코는 첫 경기에서 승점 3을 챙기며 조 1위를 향한 순항을 시작했다. 자국에서 열린 2010 대회 이후 16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 복귀한 남아공은 A조 최강이라 평가받는 멕시코의 벽을 넘지 못했다.
멕시코에선 이날 황희찬의 울버햄프턴 동료인 라울 히메네스가 최전방에 출격해 훌리안 키뇨네스, 로베르토 알바라도와 호흡을 맞췄다. 2선에 브라이언 구티에레스와 알바로 피달고가 나섰고, 에리크 리라가 중원에서 조율을 맡았다. 포백 수비진은 헤수스 가야르도, 요한 바스케스, 세사르 몬테스, 이스라엘 레예스로 구성됐다. 골문은 6회 연속 월드컵 참가의 베테랑 기예르모 오초아가 아닌, 2024년부터 국가대표로 뛰며 최근 주전으로 뛰어온 2000년생 라울 랑헬이 지켰다. 남아공에선 잉글랜드 번리 소속의 공격수 라일 포스터 등이 선발로 출전했다.
8만824석 규모의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이 가득 들어찬 가운데 멕시코는 전반 9분 터진 훌리안 키뇨네스의 이번 월드컵 첫 골로 리드를 잡았다. 콜롬비아 20세 이하(U-20) 대표 출신으로 2023년 귀화해 멕시코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키뇨네스는 2025∼2026시즌 사우디아라비아 알카디시아에서 뛰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를 제치고 리그 득점왕에 오른 선수다.
이후 멕시코가 다소 안정적인 흐름을 추구하는 가운데 남아공도 월드컵에서 처음 도입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를 전후한 전반전 중반 세트피스를 위주로 조금씩 반격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첫 득점 이후 멕시코가 지지부진한 모습으로 몰아부티지 못했고, 남아공은 잘 버텨냈으나 후반 시작 4분 만에 발생한 퇴장 변수로 경기 흐름은 멕시코로 급격히 기울었다. 구티에레스가 드리블 돌파로 페널티 지역 안으로 들어가려 할 때 페널티 아크에서 남아공 미드필더 스페펠로 시톨레에게 밀려서 넘어지면서 바로 레드카드가 나왔다.
수적 열세를 떠안은 남아공은 후반 11분 포스터를 빼고 미드필더 탈렌테 음바타를 투입해 추가 실점을 막으려 했고, 멕시코는 후반 21분 피달고 대신 2008년생 미드필더 힐베르토 모라를 내보내는 등 양 팀의 교체 카드 가동이 이어졌다. 모라는 17세 240일로 멕시코 선수 최연소 월드컵 출전 신기록을 작성했다.
멕시코는 후반 22분 간판스타인 히메네스의 골이 터져 홈 팬들을 더 열광하게 했다. A매치 46번째 골을 폭발한 히메네스는 1997년부터 2008년까지 멕시코 대표팀으로 뛰었던 하레드 보르헤티와 멕시코 A매치 최다 득점 공동 2위에 올랐다.
남아공은 후반 교체 출전한 미드필더 템바 즈와네가 후반 39분 알바라도의 얼굴을 가격하는 무리한 파울로 퇴장당하며 자멸, 반격의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
다만 멕시코도 손실이 있었다. 후반 추가 시간 중앙 수비진의 핵심으로 꼽히는 몬테스가 남아공의 쿨리소 무다우를 밀어 넘어뜨리는 파울로 퇴장을 당하며 한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악재를 맞이해 찜찜하게 경기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