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을 향한 맹폭을 예고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 주말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란이 봉쇄하고 있는 호르무즈해협 개방 등 MOU에 어떤 내용이 담길 지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행사에서 취재진과의 문답 등을 통해 밝힌 내용을 비춰보면 미국과 이란 간 종전 MOU 서명은 이르면 이번 주말 유럽에서 체결될 수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 설명이다.
우선 서명이 되는 대로 호르무즈해협은 즉시 개방될 전망이. 또한 미군의 대이란 해상봉쇄도 즉시 해제되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다”고 했다.
또한 이란의 핵 보유와 관련한 내용도 MOU 문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보유분 처리와 핵시설 해체, 농축 프로그램 유지 여부 등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MOU 체결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은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그에 동의했다”면서 “이란은 어떤 형식으로도 핵무기를 갖지도, 구매하지도, 개발하지도 못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MOU 이후 이란과의 핵 협상이 언제 이뤄지냐는 질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언급을 피했다. 이에 따라 빠르면 이번 주말 중에 이뤄질 수 있는 MOU에 세부적인 핵 협상은 빠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강력하고 세부적인 MOU”라면서도 “다소 개념적”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통상적으로 MOU는 주요 사안의 향후 타결을 내다보며 최종 합의에 들어갈 내용의 요지와 얼개, 방향성 등을 담는 것이다. 또한 MOU는 법적 구속력은 없기에 구체성이 다소 빠져있을 수 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이 실무 선에서 잠정 합의했던 MOU 초안에는 호르무즈해협을 즉시 개방하고 미국과 이란의 휴전을 60일 연장하며 그 기간에 이란 비핵화를 본격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이란의 핵 관련 약속과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약속에 대해 더욱 구체적이고 강력한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주장하며 MOU 초안을 거부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대로 MOU 초안에서 이란의 핵 문제에 대해 일부 더 구체화한 내용이 담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종전 MOU에 이란이 요구하는 동결자금의 해제 등의 문제도 포함될 수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1000억 달러(약 152조원) 규모의 동결자금 가운데 60억∼120억 달러(약 9조∼18조원)를 즉시 해제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자국의 동결자금 해제를 MOU 체결의 ‘선결조건’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르면 주말 MOU를 체결할 수 있을 정도로 미국과 이란의 이견이 좁혀졌다면, 대이란 제재 해제와 동결자금 지급과 관련해 일정 부분 ‘성과’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에 현금다발을 건네줬다고 비난하면서 지지율을 키워온 상황이라, 인도적 물품 구매 용도로 이란의 동결자금을 단계적으로 해제하기를 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미 재무부는 이란의 동결자금으로 걸프국가의 피해를 복구하는데 쓰는 계획을 추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대로 며칠 내로 MOU 서명이 이뤄져도 중동 정세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미국과 함께 전쟁을 시작한 이스라엘은 MOU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냈다.
이번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에서 카타르의 역할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미 CNN 방송은 이날 카타르 당국자들이 최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진행한 중재 작업이 미국과 이란의 핵심 쟁점을 좁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CNN에 “중재자들이 실제 돌파구를 마련했다”며 “합의 타결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카타르의 특사 알리 알 타와디는 전날부터 이날 새벽까지 테헤란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만나 이견을 조율하기도 했다.
카타르와 이란의 협상으로 가장 큰 난제로 꼽혔던 이란의 동결 자산 해제 방식과 향후 핵 협상의 틀, 호르무즈해협의 정상 운영 방안 등에 대해 상당한 진전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카타르의 중재가 핵심 쟁점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보고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