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곧 기준금리를 올릴 것임을 재확인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묶은 이후 경제 성장·물가 급등·금융안정 리스크 등을 점검한 결과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방향성이 더 명확해졌다는 것이다.
신 총재는 12일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열린 한은 창립 제76주년 기념식에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 총재는 “성장, 물가, 금융안정 상황은 통화정책 측면에서 비교적 명확하게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동결한) 5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이후 입수된 데이터도 이러한 점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분기 경제성장률이 1.8%를 기록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로 올라선 점을 언급했다. 또 주택 매매·전월세 가격 오름세 지속과 주식시장에서 ‘빚투’(빚 내서 투자) 증가, 고환율 등을 금융안정 리스크로 꼽았다.
이같은 정책 변수들이 모두 ‘금리 인상’ 필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짚었다. 신 총재는 “통화정책은 정책변수 간 상충관계에 직면하기 마련이지만, 지금은 그러한 상충이 크지 않다”며 “물가상승의 부담은 저소득층에서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선제적인 물가안정 노력은 이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것을 막는 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금리인상은 기업과 가계의 부채상환 부담을 높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통화정책은 시장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러한 어려움에 대한 선별적인 지원은 재정정책을 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신 총재는 “향후 물가상승률은 정부의 물가안정대책이 상방 압력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공급 충격의 파급 영향이 확대되고 수요측 물가 압력도 커지면서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환시장 변동성은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시장에서는 경상수지의 큰 폭 흑자가 기업의 납세와 국내 투자 확대를 통해 원화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향후 원·달러 환율도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 총재는 “외환시장 24시간 개장과 역외 원화결제시스템 구축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역외 선물환(NDF) 거래 수요를 역내로 흡수하는 방향으로 유관기관과 협력해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경제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성장의 정보기술(IT) 부문에 의존도가 커서 부문 간 격차가 여전한 점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햇볕이 비칠 때 지붕을 고쳐야 한다’는 오래된 격언이 있다”며 “인공지능(AI) 기술발전 등으로 글로벌 경제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현재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해 나갈 때”라고 강조했다.
현재 호황이 외부 여건에 따른 결과인만큼 당장의 성과에 만족하기보다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총재는 “특히 확충된 재정여력과 기업 재무여건을 바탕으로 미래의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한 투자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역·세대·계층 간 양극화를 완화하는 노력도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