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공공기관 임직원의 반바지 출근을 전격 허용했다. 실내 에어컨 설정 온도를 높여 전력 수요 급증에 대비하고, 대규모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내세웠다.
◆ 폭염 앞당겨진 2026년 여름, 시원차림 캠페인 조기 발동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앞선 15일부터 오는 8월 31일까지 ‘지구를 선선하게 시원차림 캠페인’을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시작했다. 공무원과 기업 임직원은 물론 일반 시민까지 간편한 옷차림으로 체감 온도를 낮추고 냉방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이 이번 캠페인의 핵심 목적이다.
캠페인 시기를 조기 발동한 원인은 기상청의 올여름 폭염 전망 때문이다. 기상청은 2026년 6월과 7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60퍼센트로, 8월은 50퍼센트로 각각 예측했다.
우리나라 동쪽에서 고기압성 순환이 강하게 발달하면서 따뜻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일사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 결과다.
실제 폭염이 6월부터 본격화하는 기후 패턴이 고착화되면서 공공기관의 냉방 전력 수요 역시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급증하고 있다.
◆ 에어컨 설정 온도 상향, 경제적·환경적 파급력
복장 자율화를 통한 실내 에어컨 설정 온도 상향은 구체적이고 막대한 환경 보호 효과로 이어진다.
서울시는 국내 모든 가구가 에어컨 냉방 온도를 2도 높일 경우 연간 온실가스 11만6987톤을 줄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30년생 소나무 1766만 그루를 심는 것과 동일한 탄소 감축 효과다.
해외에서도 복장 자율화와 냉방 온도 상향을 연계한 정책은 높은 실효성을 증명했다. 일본 환경성은 지난 2005년부터 쿨비즈 캠페인을 선도적으로 도입해 사무실 냉방 기준 온도를 28도로 높였다.
그 결과 실내 온도를 2도 올리는 것만으로도 전체 전력 사용량을 약 10퍼센트 절감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최근 이상 기후 현상으로 인해 6월부터 냉방용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거래소의 여름철 최대 전력 수요 경신 시기가 매년 앞당겨지는 추세다.
통상적으로 폭염 시기 에어컨 등 냉방 기기 사용은 국가 전체 여름철 전력 수요의 약 3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이 시원차림을 통해 실내 냉방 온도를 26도에서 28도로 상향 조정할 경우, 국가 전력망의 적정 예비력 확보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이는 전력망 과부하로 인한 블랙아웃 등 대규모 정전 사태를 예방하는 가장 비용 효율적이고 즉각적인 수요 관리 방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 구체적인 실천 수칙과 공무원 복장 규정 완화
서울시가 이번 캠페인에서 제시한 구체적인 시원차림 실천 수칙은 다섯 가지다. △재킷 벗고 넥타이 풀기 △통이 넓고 허리에 여유 있는 옷 입기 △옷깃 없는 상의 입기 △반바지 등 간편차림 입기 △시원한 헤어스타일 하기 등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 소속 공무원들은 출근 시는 물론 사무실 근무 중에도 반바지와 옷깃 없는 라운드 티셔츠 등을 자유롭게 착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인사과를 통해 구체적인 복장 가이드라인을 전 직원에게 배포하고 눈치 보지 않고 자연스럽게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다만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공식 회의나 국내외 손님 접견 등 의전이 필수적인 자리에서는 상황에 맞게 복장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도록 예외 규정을 두었다.
◆ 민간 기업 확산 기대감, 단정한 복장 유지는 필수
시원차림 캠페인의 적용 대상은 공무원에 국한되지 않는다. 서울시는 기업 임직원과 일반 시민의 동참을 적극적으로 유도해 도시 전반의 냉방 에너지를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각종 회의나 행사에서도 참석자들에게 사전 안내문을 발송해 넥타이를 푼 편안한 복장 참석을 권장할 방침이다.
공공기관의 선도적인 복장 자율화가 민간 기업으로 확산하면 우리 사회 전반의 실내 에어컨 설정 온도를 실질적으로 높이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옷차림 변화를 넘어 국가적인 기후 위기 대응과 에너지 절약 문화 정착으로 이어지는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간소함을 추구하더라도 품위를 손상하거나 근무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단정한 복장을 유지해야 한다는 기본 조항은 필수적으로 적용된다.
◆ 직장인이 꼽은 여름철 꼴불견 복장은?
한편 시원차림 캠페인 등 복장 자율화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지나친 노출이나 위생 불량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른바 꼴불견 복장도 여전히 직장 내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취업 매칭 플랫폼 사람인과 잡코리아가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직장인 1763명과 1350명을 대상으로 각각 실시한 여름철 근무 복장 관련 설문조사 데이터를 종합하여 분석한 결과 남녀 직원의 기피 복장 유형에 명확한 차이가 나타났다.
남성 동료의 가장 불편한 꼴불견 복장으로는 땀 냄새가 진동하는 옷이 60퍼센트 이상의 압도적인 1위로 꼽혔다.
이어 와이셔츠 목 때 등 세탁 상태가 불량한 더러운 옷과 맨발에 슬리퍼를 신는 차림이 주요 기피 대상으로 조사되었다.
민소매 티셔츠를 입거나 무릎이 튀어나온 운동복을 입고 출근하는 경우도 동료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의상으로 지목되었다.
여성 동료의 꼴불견 복장으로는 속옷이나 맨살이 훤히 비치는 시스루룩이 가장 높은 기피 비율을 기록했다.
이어 지나치게 짧은 미니스커트나 핫팬츠 등 노출이 심한 의상이 꼽혔다. 과도한 향수 냄새나 불쾌한 체취 등 후각적인 불편함 역시 동료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핵심 요소로 파악되었다.
해당 설문조사들에 참여한 전체 응답자의 약 80퍼센트 이상은 직장 내에 꼴불견이라고 생각하는 여름철 근무 복장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응답했으며 특히 동료의 부적절한 옷차림 때문에 업무 중 불쾌감을 느낀 경험이 있다는 직장인도 절반을 크게 넘겼다.
무더위를 피하기 위한 가볍고 편안한 옷차림은 환영받지만 ‘단체 생활의 기본 예절과 청결 유지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는 보편적 인식이 자리 잡은 결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