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달라하라=남정훈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은 한국 축구 전술의 중심이 손흥민(LAFC)에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으로 넘어간 대회로 기억될 듯하다. 이강인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체코전에 이어 19일 멕시코전까지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1~2선을 통틀어 두 경기 모두 풀타임을 뛴건 이강인이 유일하다. 이강인이 홍명보호 공격의 중심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9일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멕시코에 0-1로 패했다.
체코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둔 한국은 멕시코전에서 승리했다면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 2차전 승리 및 2경기 만에 다음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그러나 1골 차 석패를 당하면서 25일 열릴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에서 승리하거나 비기면 자력으로 32강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
이강인은 이날 이재성(마인츠)와 함께 공격 2선 자리에서 원톱으로 나선 손흥민을 보좌했다. 마요르카 시절 은사인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감독은 “이강인은 머릿 속에 필드 전체를 그려놓고 뛰는 선수다. 하지만 막을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멕시코 수비진도 이강인이 홍명보호 전술의 핵심임을 알고 집중 견제에 나섰다. 그러나 이강인은 특유의 탈압박 능력으로 볼을 간수하며 전방으로 침투 패스를 비롯해 국면을 전환하는 패스 등 한국의 공격 방향을 모두 정하는 역할을 해냈다. 전반 4분 만에 옐로카드를 받아 위축될 법 했지만, 그런 모습 없이 공격 2선은 물론 상대 수비 견제를 피해 3선과 최후방까지 내려와 공을 받아 공격 전개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후반 12분 손흥민, 이재성을 동시에 뺀 것을 시작으로 교체 카드 5장을 모두 공격력 강화를 위해 썼지만, 이강인은 끝까지 그라운드를 지키게 했다. 이강인이 현재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 및 위상이 드러난 장면이다.
이강인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후반 5분, 골키퍼 김승규와 센터백 이기혁의 동선이 겹치는 바람에 어이없는 실점을 하면서 석패하고 말았다.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이강인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 했지만, 매우 아쉽다”라면서 “그래도 이미 지난 경기다. 되돌릴 수 없다. 다음 경기에서 다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남은 경기에서 더 잘해서 꼭 32강에 진출하고, 32강에서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서 16강, 8강에 가고, 계속 그렇게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이강인은 경기 시작 후 4분 만에 공을 빼앗으려다 루이스 로모의 발을 밟아 옐로카드를 받았다. 경기 극초반이었고, 옐로카드 한 장을 더 받으면 그라운드를 떠나야했기에 플레이에 영향을 받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이강인은 “당연히 예상하지 못한 옐로카드여서 이후 좀 더 적극적으로 하기가 어려웠지만, 위축되거나 그러진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동점골을 위해 공격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이 투입되면서 이강인은 2선과 3선, 최후방까지도 내려와서 공을 받아서 전방으로 공을 뿌렸다. 준비된 역할이었냐는 질문에 이강인은 “어떻게 하면 팀에 최대한 도움이 많이 될지 항상 생각한다. 다음 경기에서도 팀에 도움이 많이 되려고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