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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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단원高 온종일 울음바다…"부디 무사하길"

수학여행 여객선 침몰 사고가 발생한 16일 경기 안산단원고등학교는 온종일 울음바다였다.

갑작스런 비보를 접한 학부모들이 학교로 몰렸고 학교 전화는 자녀의 생사를 확인하려는 학부모들의 전화로 순식간에 불통이 됐다.

학부모들은 학교 3층 2학년 2개 교실에 모여 있다가 이날 오전 11시 학교측이 마련한 4층 강당으로 이동했다.

학부모들은 가슴을 졸이며 구조 속보가 이어지는 강당 대형 TV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일부는 울음을 터뜨리며 오열했고 학교측의 수학여행 책임을 물어 항의하는 학부모들도 잇따랐다.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이모(17)군의 아버지(47)는 "어제 저녁에 아들과 통화했을 때 안개 때문에 돌아올 수도 있다고 했는데 학교가 수학여행을 강행한 것 아니냐"며 항의했다.

학부모는 금새 300여 명으로 늘었고 낮 12시30분부터 학교와 안산시가 마련한 45인승 버스에 나눠타고 사고 현장인 전남 진도로 떠났다. 마냥 학교에서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

학부모를 실은 버스는 오후 7시30분 현재까지 모두 12대가 진도로 향했으며 학교측은 1대를 추가로 대기시켰다. 학부모 400여 명이 현장으로 떠났고 학교 강당에는 100여 명이 대기 중이다.

학교측도 3층 2학년 교무실에 대책본부를 꾸려 직원 20여 명을 동원해 전화 통화 등으로 온종일 구조 학생을 확인하는데 전념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후 2시께 이 학교 2학년4반 정차웅(17)군이 숨진채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학교는 침통함에 빠져들었다.

뒤늦게 사고 소식을 접하고 학교로 온 학부모중 일부는 대책본부 앞 복도에 게시된 구조자 명단에 자녀의 이름이 없자 그 자리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최대광(48)씨는 "사고가 난지 10시간이 지나도록 딸 수빈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한다는게 말이나 되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런데다가 학교와 관계 당국은 정확하지 않은 구조 학생 숫자를 잇따라 발표해 학부모들의 원성을 샀다.

오열하던 학부모 길모(50·여)씨 등 학부모 3명은 자녀의 사고 소식에 충격을 받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학교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19구급차량 2대와 대원 10여 명이 대기 중이며 경력도 20여 명이 배치됐다.

공황상태에 빠진 학부모를 위로하기 위한 봉사단체의 발길도 잇따랐다.

대한적십자사 소속 안산지역 봉사단체 7곳은 오후 4시께 30여 명을 학교로 파견했으며 컵라면 500개와 생수 300개, 담요 500개 등을 지원했다.

보건교사 연합회 소속 교사 10여 명도 응급 처치 지원에 나섰다. 안산시는 상황실 인력 30여 명을 학교에 배치했고 현장 지원을 위해 진도에 20여 명을 보냈다. 담요, 빵, 생수 등 물품도 지원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학교를 찾아 "초조하게 기다리는 학부모들에게 신속한 정보 전달과 편의를 제공해 달라"고 교육청과 학교에 요청한뒤 현장확인을 위해 진도로 떠났다.

학교측은 교장 권한으로 이날부터 18일까지 임시 휴교령을 내렸다.

앞서 단원고 2학년 10개 학급 325명과 교사 14명은 15일 오후 8시30분께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여객선을 타고 3박4일 일정으로 제주도 수학여행 길에 올랐으나 16일 오전 9시께 배가 침몰되는 사고를 당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