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공급에서 직접 공급으로 전환=한은의 은행에 대한 외화유동성 공급은 외환위기 때 있었으나 이후에는 중지됐다. 하지만 지난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외화자금 시장이 불안해지자 작년 9월부터 간접적인 방식으로 달러를 풀기 시작했다. 한은이 일부 대행은행을 통해 달러를 주고 원화를 받는 스와프 거래를 하면 대행은행은 다시 시중은행 간 스와프 거래를 통해 달러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이 방식은 비공개인 데다 달러가 꼭 필요한 은행에 자금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따라 한은은 17일 직접적이고 공개적인 방식인 경쟁 입찰을 선택했다. 달러가 필요한 은행은 매주 화요일 정기적으로 시행될 입찰에서 스와프 금리를 제시해 낙찰 받으면 된다. 해외차입이 더 낫다고 판단되면 입찰에 굳이 참여할 필요가 없다. 한은은 기존의 간접적인 방식도 당분간 병행하되 점차 축소하기로 했다.
입찰 참가 대상은 은행법에 의한 금융기관(외은지점 포함) 및 농협중앙회와 수협중앙회 신용사업부문,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이다. 안병찬 한은 국제국장은 “입찰 규모가 사전에 공개되기 때문에 은행들은 자금 조달 때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시장상황 고려 탄력 공급=한은은 공급 규모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공급 규모를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1일 시행될 첫 입찰에서는 20억∼30억달러를 풀기로 했다. 한은은 오는 12월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들의 단기 및 중장기 외화자금은 약 361억달러이며, 이 가운데 중장기 자금은 27억달러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안 국장은 “은행들이 그동안 단기자금을 많이 확보해 놓았기 때문에 이쪽에서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며 “첫 입찰 상황을 봐서 규모를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이번 조치는 최근 정부가 외환 스와프 시장과 수출입은행 등을 통해 달러를 공급하는 것과는 별도로 시행된다. 은행들은 이번 조치가 달러난 해소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하면서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한은의 달러공급 조치로 환율은 급등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 전일보다 39.00원 떨어진 1334.00원으로 마감했다.
홍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