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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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성폭력’ 양형 높인다

한나라, 유기징역형 상한 규정 없애기로
일명 ‘나영이 사건(아동 성폭력)’을 계기로 정치권이 아동 성범죄자 처벌 강화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도 아동 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대폭 상향 조정하는 것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형법 42조를 손질해 유기징역형 상한 규정을 삭제키로 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영이 사건 범인) 형량이 12년밖에 안돼 많은 국민의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며 “형법 42조의 유기징역 상한 규정을 없애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형법 42조에 따르면 ‘징역 또는 금고는 무기 또는 유기로 하고, 유기는 1월 이상, 15년 이하로 한다. 단지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에 대해 형을 가중할 때는 25년까지로 한다’고 돼 있다. 이에 따라 판사가 중죄이긴 하나 무기징역이 너무 과하다고 판단해 유기징역을 선고할 경우 대체로 15년 이하의 형을 선고해 왔다.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아동성범죄 예방을 위해 ▲전자발찌제도 확대 시행 ▲범죄자 신상공개제도 확대 ▲상습 범죄자 격리수용제도 도입 ▲범죄자의 유전정보 데이터베이스화 등을 추진키로 했다.

민주당도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 하한선을 높이는 입법대책 마련을 적극 검토 중이다.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아동 성추행범죄가 늘고 범죄 형태도 더욱 심각해지고 있어 성추행범에 대한 처벌 하한선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아동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도 대폭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추석연휴가 끝나면 양형기준 상향조정 방안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형위가 올해 초 마련해 지난 7월부터 시행 중인 양형기준에 따르면 13세 미만 아동 강간상해범에겐 원칙적으로 6∼9년, 형량을 가중해야 할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7∼11년의 징역형밖에 선고할 수 없다.

대검찰청도 최근 “아동 대상 성범죄 사건에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중형을 구형하고, 가해자가 보호자인 경우 검사 직권으로 법원에 친권 상실을 청구하라”고 전국 검찰청에 지시했다.

이강은·김태훈 기자 ke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