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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께 죄송” 고개 숙인 朴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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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서 ‘기초연금 축소’ 대국민 사과
“결코 공약 파기 아냐… 임기내 반드시 실천”
野 “국민 속인 불효정권” 예산 전면전 선언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기초연금 공약 후퇴와 관련해 사실상 사과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복지예산 확보를 위한 예산전쟁 불사의 결기를 다지고 있어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을 통해 “어르신들 모두에게 (기초연금 20만원을) 지급하지 못한 결과가 생겨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짤막한 사과의 뜻을 표시했다. 당초 유감만 표명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좀 더 고개를 숙인 것이다. 공약 불이행에 대한 비판여론이 확산될 경우 국정운영의 동력 상실을 우려해 조기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보다 효과적 방법인 ‘확실한 사과’를 피한 것은 스스로 ‘원칙·신뢰’ 이미지를 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이 “이것이 결코 공약 포기는 아니고 국민과의 약속인 공약은 지켜야 한다는 저의 신념은 변함이 없으며 어려운 재정여건 때문에 실행에 옮기지 못한 약속들은 임기 내에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국민 앞에 직접 나선 게 아니라 국무위원이 모인 자리에서 준비된 원고를 읽으며 대국민 간접 사과를 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박 대통령은 경제불황에 따른 세수부족과 미래세대 부담을 감안해 기초연금 축소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각계각층 전문가와 대표들이 참여한 국민행복연금위원회 등에서 논의하는 과정에서 모든 어르신들께 20만원을 지급할 경우 2040년에는 157조원의 재정소요가 발생하게 돼서 미래세대에게 과도한 부담을 넘기는 한계가 제기됐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해명은 대선 당시 발언과 정면 배치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박 대통령은 공약 실현 가능성에 대해 “공약을 발표할 때 재원조달 방안을 함께 검토해 실현가능성이 없는 공약은 아예 뺐다”고 여러 차례 공언한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기초연금 축소 등 복지공약 후퇴 논란과 관련해 “그동안 저를 믿고 신뢰해주신 어르신들 모두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결과가 생겨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실상 사과를 표명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박 대통령은 임기 내 공약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세수확보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향후 경기가 회복되면 세수가 늘어나고 복지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경제 상황이 불확실한 데다 가계부채, 부동산 경기 침체 등 국내 상황도 만만치 않아 박 대통령의 예측대로 경기가 회복될지는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증세 없이 지하경제 양성화, 추징금과 세금 탈루 문제 해결 등을 통해 복지재원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민주당은 복지공약 후퇴에 대한 전면전을 선언하며 원내외 총력투쟁에 돌입했다. 김한길 대표는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공약파기·거짓말정권 규탄대회’에서 “이 정도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 전체를 달콤한 거짓말로 속인 것과 무엇이 다르냐”며 “무엇보다 어르신을 우롱한 박근혜·새누리 정권은 불효정권”이라고 맹공했다.

남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