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 유도 국가대표 왕기춘(32)씨가 ‘국민참여재판’을 원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유도 은메달리스트 출신인 왕씨는 미성년 제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달 1일 구속됐다.
왕씨는 대구지방법원 형사 12부(재판장 이진관) 심리로 26일 열린 첫 공판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이날 오전 9시24분쯤 법무부 호송버스를 타고 대구지법에 도착한 그는 마스크와 안경, 수의를 착용하고 고개를 숙인 채 버스에서 내렸다. 현역 선수 시절에 비해 체중이 상당히 불어 있는 모습이었다.
공판에서 왕씨는 재판부가 직업을 묻자 “없다”라고 짧게 답했다. 또한 재판부가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느냐”라고 묻자 “네”라고 했다.
그가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하자 재판부는 다음 달 10일 국민참여재판 준비기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국민참여재판은 일반인이 재판에 참여해 피고인의 유·무죄를 따지는 배심원 제도다.
왕씨는 지난 2017년 2월 자신이 운영하는 체육관에 다니는 A(17)양을 성폭행하고, 2019년 2월에는 또 다른 제자 B(16)양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B양과 주거지나 차량 등에서 10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맺어 성적 학대 혐의도 받는다.
베이징 올림픽 남자 유도 73㎏급에서 은메달을 획득해 ‘유도계 간판스타’였던 그는 과거 여성 폭행, 음주운전 사건 등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대한유도회는 지난달 12일 왕씨를 만장일치로 영구제명하고 삭단(단급을 삭제하는 조치)하기로 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