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맵고 짜고 기름진 음식을 자주 과식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밤늦게까지 술자리를 갖고 과음과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은 후 집에 와서 바로 잠을 자면 ‘역류성 식도염’에 걸리기 십상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외출에 제약이 생기면서 배달음식을 자주 시켜먹고 바로 눕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평소에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있다면 술과 기름진 음식은 무조건 피해야 하고, 음식을 먹고 바로 눕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역류성 식도염은 쉽게 낫지 않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역류성 식도염은 위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식도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식도염을 일으키는 주원인이다.
이 질환은 위산을 포함한 위속 내용물이 식도 쪽으로 역류하면서 식도에 있는 식도 점막을 자극해 생기는 질환을 통칭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약 3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최근에는 흔한 질환이 됐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와 식도 사이에 있는 ‘하부식도괄약근’이 느슨해지면서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발생한다.
서울대학교병원 건강증진센터 내과 이서현 교수는 ”정상적인 경우에는 하부 식도에 괄약근이 있어서 위식도 경계 부위를 꽉 조아주니까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지 않는다“며 ”하부식도 괄약근이 약해진 경우나 선천적으로 꽉 조이지 않을 경우에는 위산과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질환에 걸리면 가슴이 타는 듯이 쓰리고, 아침에 일어나면 목이 칼칼해지고 목소리가 쉬며, 목에 이물감이 느껴진다. 이는 위산이 역류해 목과 식도에 염증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때 차가운 물이나 얼음, 아이스크림을 먹어 식도의 통증을 완화시키려는 시도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얼음이나 아이스크림은 역류성 식도염에 효과가 없다.
이 교수는 ”차가운 음식은 오히려 위장운동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위산을 식도로 역류하게 해서 별로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일부러 따뜻한 물을 마시는데 이 역시 별 도움이 안 된다.
이 교수는 ”따뜻한 물이 불편한 속을 달래줄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은데 체온과 비슷하게 35~40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게 가장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역류성 식도염은 강한 산성인 위산이 역류하다 보니 알칼리성 식품인 해조류를 먹으면 다소 도움이 된다. 특히 미역 등은 위산으로부터 위점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식이섬유에는 불용성 식이섬유와 수용성 식이섬유가 있는데 특히 부드러운 수용성 식이섬유가 풍부한 김, 미역, 다시마 등은 위벽을 거의 자극하지 않아 속이 쓰린 경우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간혹 역류성 식도염이 식도암으로 발전할 위험을 높인다는 말이 있지만, 이는 다소 과장된 부분이 있다.
이 교수는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닌데 너무 과장됐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식도암의 95% 이상은 선암이 아닌 편평세포암으로 위식도 역류질환과는 관계가 없는 암“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