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2009 부처별 업무보고] 금융위원회, 전방위적 자금수혈…‘돈맥경화’ 풀어 경기 살린다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은행 부실채권 10조 매입… BIS비율 확충 지원
내년 상반기 中企에 30조 공급… 자금난 숨통
주택담보대출 만기연장 가계 빚 부담도 줄여
18일 금융위원회의 내년 업무계획은 전방위적인 자금 수혈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심화돼온 시중의 ‘돈맥경화’를 푼다는 내용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은행권에 30조원의 자금을 투입하고 중소기업에는 50조원을 공급하기로 한 것도 시중 자금 흐름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금융위는 “충분하고도 확실한 조치를 통해 그동안 자금줄이 막혀 있던 은행권과 중소기업과 가계에까지 돈을 풀어 실물경제 회생의 디딤돌을 삼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정부 부처 내년 업무보고에 앞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전광우 금융위원장,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오른쪽부터)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허정호 기자
◆은행권 돈맥경화 완화 기대
=우선 30조원의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기본자기자본을 내년 1월까지 9%로 맞추려면 이 정도 규모는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은행들의 BIS 비율은 9월 말 현재 10.86%이며, 이 중 기본자기자본 비율은 8.33%에 불과하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은행들이 확충해야 할 기본자본은 11조원이지만, 지금까지 확충 목표액인 11조원 중에서 겨우 3조원을 마련했을 뿐이다.

더욱이 내년에 경기침체가 심화될 경우 은행들의 자본 확충이 한계에 부딪히는 만큼 자산관리공사(캠코) 등을 통해 은행들의 부실채권 10조원어치를 사주고, 20조원 규모의 자본확충펀드를 조성하는 조치에 나선 것이다.

자본확충펀드는 먼저 한국은행으로부터 10조원을 대출받아 은행들의 우선주나 상환우선주, 후순위채 등을 사들인다. 대신 은행들은 자체 비용 절감, 중소기업과 서민 지원, 불필요한 자산 확대 자제 등을 양해각서(MOU) 형태로 약속해야 한다. 은행 자본확충 지원은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이뤄진다.


◆중소기업 50조원 투입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여신 규모를 올해 54조원에서 내년 68조원으로 늘리고 보증기관이 내년에 신규 보증 규모를 11조7000억원 확대하면 기업들의 자금난에는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중소기업에 대한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의 신규 자금 공급 목표는 5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은행권의 내년 중소기업 지원액 50조원 가운데 30조원이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풀리고 그 이후부터는 줄어든다. 이는 앞으로 6개월간 기업에 살아날 기회를 주되 회생이 어려운 곳은 과감히 정리하겠다는 의미다. 정부가 은행들의 중소기업 신속 지원프로그램을 내년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시적 유동성 부족 기업은 자금을 충분히 수혈하고 부실 징후 기업은 구조조정, 회생 불능 기업은 퇴출한다는 것이다.

또 금융위는 회계제도를 개선해 환율 상승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기업들의 원화 환산 손실을 줄여주기로 했다. 올해 상당수 기업이 양호한 실적을 올리고도 환율 상승으로 원화 표시 외화부채 규모가 커지는 바람에 재무제표상으로 적자 결산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금융위가 마련한 대책은 회계장부를 원화가 아닌 달러 기준으로 작성하는 기능통화회계제도 조기 도입, 자산 재평가 허용, 금융상품 환산손익의 자본항목 처리 허용 등이다. 이렇게 하면 원화 환산 손실의 발생을 막을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
=지난 9월 말 현재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34조6000억원이며, 이 중 40%가량인 일시 상환 대출의 만기가 내년에 40조∼50조원 돌아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택금융공사는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보증하고 은행들은 가계 대출의 만기를 최장 30∼35년, 거치기간은 최장 5∼10년 늘려 빚 상환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신용회복기금 지원을 받아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대상도 현재 채무액 1000만원 이하에서 내년에 3000만원 이하로 넓히기로 했다. 증권사와 저축은행, 여신전문 금융회사 등 제2 금융권에 대한 유동성 지원과 구조조정도 본격화된다. 이를 통해 자본시장 건전성이 확보될 전망이다. 캠코는 저축은행과 다른 금융회사 보유 PF대출채권을 올해와 내년 상반기에 걸쳐 사들인다. 증권사에 대해서는 한국은행과 증권금융을 통한 유동성 지원을 하면서 부실회사는 퇴출이나 인수·합병(M&A) 등 구조조정을 하기로 했다.

임정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