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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화 촉구하는 金의장 김형오 국회의장(앞줄 가운데)이 4일 집무실에서 박계동 사무총장(둘째 줄 오른쪽 두 번째) 등 사무처 직원들이 배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남제현 기자 |
◆갈팡질팡 한나라당=한나라당은 이번 ‘법안 전쟁’을 치르며 이해 못할 행보로 일관했다. 누가 봐도 난관이 예상되는 ‘무더기 법안 처리’를 추진하며 기본적인 전략을 수립했느냐는 의문이 들 정도다. ‘속도전’이라는 강공책을 공언해 놓고도 야당과의 협상에서는 연일 후퇴를 반복했다. 본회의장을 민주당에게 뺏기며 허를 찔렸고, 한나라당의 협상 전술은 강경·온건론이 무원칙적으로 뒤섞였다. 정교한 계산 없이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했다는 비판론이 비등한 이유다.
홍 원내대표는 야당에게 덥썩 양보를 해 놓고는 당내 추인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일의 ‘선후’가 뒤바뀐 것이다. 지난해 12월30일에 이어 지난 1일에도 민주당과는 상당부분 논의를 진전시켰으나, 당내 강경파의 반발이 심해 야당 대표를 만나서는 다시 뒷걸음질을 쳐야 했다.
홍 원내대표는 야당과의 협상 도중에 강경 발언을 일삼아 야당의 경계심을 불필요하게 자극하기도 했다. 강경론을 견지했던 청와대와의 원활하지 않았던 소통, 당청을 아우르는 ‘컨트롤 타워’가 없었다는 점도 한나라당 협상팀의 ‘갈지자 행보’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많다. 본회의장을 뺏긴 이후, 협상 전략으로만 보면 한나라당은 민주당에 완패했다.
◆협상 의지 없는 민주당=이번 협상이 좀처럼 진척을 보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민주당에 ‘협상 의지’가 없다는 점이다. 어려운 협상을 타결하려면 쟁점에 대한 절충안을 마련하는 전략 못지않게 협상에 대한 의지가 중요하다.
민주당은 ‘협상 전략’은 있었는지 몰라도 ‘협상 의지’는 전혀 없었다. 민주당의 원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해 한나라당의 직권상정 가능성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도 했지만 협상 테이블에서 좀처럼 양보안을 내놓지 않았다.
최악의 경우 경호권이 발동돼 국회 본회의장에서 물리력에 의해 들려나가는 일이 벌어져도, 자신들은 손해 볼 일이 없다는 게 민주당의 계산이다. 민주당 당직자들은 공공연하게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말을 해왔다.
◆소신 없는 국회의장=국회에서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계속됐으나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할 김형오 국회의장의 모습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김 의장은 4일 뒤늦게 ‘1월 중 직권상정은 없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대화의 물꼬를 텄으나, 그동안은 결단력 없이 ‘국외자’처럼 처신해 왔다. 김 의장의 지난해 12월29일 부산성명은 이미 허언이 됐다. 김 의장에 대해 냉소 섞인 비난을 서슴지 않을 정도로 여야의 실망감은 극에 달한 상태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부산에서 가진 것을 놓고 “외국인이 보면 대선 출마 선언으로 오해할 것”이라고 비꼬았고, 한나라당 홍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의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자신의 집무실을 확보한 것 말고는 한 게 뭐가 있느냐”고 불만을 터뜨린 바 있다.
박창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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